김하윤이 한국 유도의 자존심을 세웠다. 아시안게임에서 초유의 노골드 사태를 막았다.
김하윤은 26일 오후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부 78kg 이상급 결승에서 중국의 쉬스옌을 절반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앞서 8강과 4강에서 한판으로 이겼던 김하윤은 결승에서도 차분하게 기회를 엿봤다. 불과 40초 지났을 때 안다리 공격으로 절반을 따내면서 흐름을 잡아나갔다.
김하윤이 먼저 포인트를 획득하면서 쉬스옌의 반격이 상당했다. 이를 신중하게 방어하다보니 1분 30초가 지나간 시점에서는 나란히 지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잡기 싸움에서 계속 우위를가져간 끝에 절반승을 이어가면서 그토록 바라던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김하윤이 한국 유도의 금맥을 이었다.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이후로 유도는 지난 자카르파-팔렘방 대회까지 9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효자 종목이었던 유도인데 이번 대회는 개인전 노골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앞서 남자 종목에서 60kg 이하급의 이하림과 81kg 이하급의 이준환이 은메달을 달성했다. 결승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으나 충분히 선전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패를 노렸던 66kg 이하급 안바울은 석연찮은 판정 속에 동메달에 만족했다.
여자 선수들은 준결승까지 순조롭게 향했으나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52kg 이하급 정예린을 시작으로 박은송(57kg급), 김지정(63kg급)이 동메달 주인공이 됐다.개인전 마지막 날 기대를 모았던 유도 대표팀은 5체급에 나선 전원 메달 가시권에 올랐다. 그러나 남자 90kg급 한주엽과 100kg 이하급의 원종훈이 4위에 그쳤다. 그래도 여자 78kg급 윤현지가 동메달을 수확하면서 힘을 건넸다.
위기의 순간 김하윤이 결승에 올랐고 기대에 부응했다. 김하윤은 현재 이 체급 세계 랭킹 4위로 올해만 포르투갈 그랑프리, 파리 그랜드슬램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까지는 정상권을 위협하는 카드였다면 이제는 아시아 정상을 밟아볼 무게감을 자랑한다.
김하윤도 항저우로 향하기 전 대한체육회를 통해 "금메달을 따서 유도라는 종목을 더 널리 알리고 싶다. 아시안게임 첫 출전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반드시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라고 밝혔던 약속을 보란듯이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