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앙 암라바트가 완벽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7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4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를 통해 맨유는 16강에 올랐다.
맨유는 부분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앙토니 마르시알이 나섰고,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한니발 메브리, 파쿤도 펠리스트리가 2선에 배치됐다. 중원은 메이슨 마운트와 카세미루가 호흡을 맞췄고, 4백은 암라바트, 해리 매과이어, 라파엘 바란, 디오고 달롯이 짝을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가 꼈다.
이날 맨유는 철저하게 좌우 측면과 하프 스페이스를 집중 공략했다. 축구통계매체 'markstats'가 공개한 패스맵을 보면 맨유는 최후방에 매과이어, 바란이 배치됐고, 그 사이에 카세미루가 볼배급 역할을 맡았다.
사진=Markstats
풀백의 위치가 흥미로웠다. 이날 레프트백으로 나선 암라바트는 매과이어의 위쪽이자 센터 서클 부근에서 플레이를 펼쳤다. 마운트, 가르나초, 마르시알도 비슷한 위치에서 삼각 대형을 그리며 부분 전술을 수행했다. 반대로 반대쪽은 라이트백으로 나선 달롯과 메브리, 펠리스트리가 삼각형을 그렸다.
특히 암라바트의 왕성한 활동량이 돋보였다. 맨유 소식을 전하는 'Man United Media'는 전반 종료 직후 "암라바트의 전반전 히트맵"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 한 장을 공유했다. 실제 히트맵은 아니지만, 암라바트가 경기장 모든 곳을 뛰어 다닌 모습을 다소 과장해 표현한 그림이었다. 암라바트는 좌측 풀백으로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측과 중앙 심지어 페널티 박스 안까지 모든 곳을 휘저었다.
이날 총 61분을 소화한 암라바트는 볼 터치 92회, 패스 성공률 96%, 롱패스 6회(5회 성공), 경합 6회(5회 성공), 피파울 3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통계매체 '소파 스코어'는 평점 7.3점을 줬다. 암라바트의 활약은 맨유가 시즌 초반 골머리를 앓았던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왕성한 활동량으로 카세미루가 받는 압박과 수비 부담이 줄었다. 이에 카세미루는 자유롭게 전진하면서 전방 숫자 싸움에 가담할 수 있게 됐다. 카세미루는 이날 1골 1도움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계속해서 볼을 받으러 움직이기 때문에 다양한 패스 선택 옵션이 생긴다. 그동안 맨유는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가만히 서서 볼이 오길 기다렸다. 하지만 암라바트의 변칙적인 움직임 속에 패스 루트가 다양해졌고, 상대도 1차 수비 라인이 무너지면서 균열이 발생하게 됐다.
이러한 활약에 에릭 텐 하흐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종료 후 "오늘 암바라트는 첫 선발 경기였다.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 해냈다. 내가 경기 전에 말했듯이, 그는 팀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뛰고 기여할 유형의 선수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 후 암라바트는 "완벽한 밤이었다. 우린 정말 잘했다. 중요한 건 3-0으로 이겼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부터 이 순간을 위해 뛰어온 것 같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뛰는 건 놀라운 일이다. 텐 하흐 감독은 내가 필요하다고 했다. 팀을 도울 수 있다면 골키퍼로도 뛸 수 있다. 오늘은 레프트백이면서 미드필더였다. 멋진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난 공을 소유하는 걸 좋아한다. 주로 좌측에서 움직이면서 팀에 힘을 실어주려고 했는데 좋았다. 감독과 팀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뛸 것이다. 좌측 풀백이면 좌측 풀백, 미드필더면 미드필더로 뛸 것이다. 아직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인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2주 동안 100%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경기를 할수록 더 좋아질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