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29년 만에 KBO 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사령탑인 염경엽 LG 감독은 올 시즌 내내 함께 고생했던 선수들과 프런트에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통합 우승을 향한 굳은 결의를 내비쳤다.
LG 트윈스는 3일 부산 사직야구장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2023시즌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 지었다. LG는 이날 경기 없이 4일부터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지는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2연전을 위해 부산으로 이동 중이었다. 같은 날 KT 위즈는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또 NC 다이노스는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에 7-9로 역전패를 당했다.
LG는 82승 2무 51패를 기록, KT(74승3무59패)와 NC(70승2무61패)의 이날 패배로 매직넘버 '1'을 지우면서 정규 시즌 우승에 성공했다. LG는 9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2013년 감독 커리어를 처음 시작한 염경엽 감독은 2013~2016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2019~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사령탑을 지냈다. 염경엽 감독이 정규시즌에서 정상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염경엽 감독은 우승 확정 후 구단을 통해 "첫 번째로 1년 동안 많은 원정도 와주시고, 홈에서도 열렬히 응원해주신 팬분들 덕분에 29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한 것 같다. 감사드린다"고 먼저 인사했다. 염경엽 감독은 평소에도 팬을 누구보다 가장 먼저 생각하는 감독이다. 지난 8월에는 광주 원정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자 비를 맞고 있는 한 열정적인 LG 팬에게 유광점퍼와 바람막이 옷을 선물하기도 했다. 또 전날(2일)에는 수원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일일이 사인을 다 해주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어 "두 번째로는 한 시즌 동안 힘들기도 했고, 우여곡절이 굉장히 많았다.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 주장 오지환과 김현수, 투수에서는 김진성, 임찬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페넌트레이스 1등을 위해 열심히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염경엽 감독은 계속해서 "세 번째로는 1년 동안 내가 화도 많이 내고, 잔소리도 많이 했지만, 선수들을 잘 리드해주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이끌어준 코칭스태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며 미안함과 동시에 고마운 마음을 한꺼번에 전했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도중 더그아웃에서 선수단과 홈런 세리머니에 동참하는 등 격의없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염경엽 감독과 함께했던 선수들은 스승으로 그를 계속 대하고 있으며, 많은 KBO 리그 선수들이 염경엽 감독과 야구를 함께하고 싶어 한다. 누구보다 선수의 가치를 잘 파악하고, 인정하며, 키워주는 감독으로 야구계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염경엽 감독은 또 "네 번째로 현장을 지지해주고 믿어주신 구광모 구단주님, 구본능 구단주 대행님, 김인석 대표이사님, 차명석 단장님께 정말 뒤에서 그림자처럼 지원해주신 것에 감사한다. 또 우리 프런트들 전체, 팀장들부터 시작해 모두들 현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함께 고생한 프런트들과 이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고 재차 진심을 전했다.
끝으로 염경엽 감독은 "첫 번째 목표인 정규 시즌 우승을 달성해 정말 기쁘다. 이제 가장 큰 목표이자 두 번째 목표인 한국시리즈가 남아있다. 지금부터 휴식과 훈련 계획을 잘 짜고 준비를 잘해서 마지막까지 우리가 웃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장 오지환도 선수단을 대표해 소감을 전했다. 오지환은 "29년 만에 정규 리그 우승은 우리 선수단과 프런트, 팬들이 함께 만들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승까지 오면서 감사한 분들이 너무나 많다. 우선 감독님과 코치님들 그리고 하나로 똘똘 뭉쳐 좋은 경기를 펼쳐준 우리 선수들, 뒤에서 지원을 해주신 프런트분들, 마지막으로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모든 팬분들께 선수단 대표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29년 만에 정규 리그 우승도 벅찬 순간이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모두가 염원하는 통합 우승을 이루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믿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LG는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후 1997년과 1998년에 이어 2002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전신 MBC 청룡은 1983년)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LG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며 암흑기를 겪었다. 그랬던 LG가 다시 가을야구 무대에 진출한 건 2013년이었다. 당시 LG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10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LG는 2019시즌부터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리그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패배, 한국시리즈 진출이 무산됐다. 결국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을 새롭게 영입했고, 마침내 정규 시즌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