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과 결승전을 하루 앞둔 6일 훈련장에서 이강인. ⓒ연합뉴스▲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김건일 기자] 황선홍 감독이 마지막으로 일본과 치렀던 경기는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아시안컵 8강전이다.
황선홍 감독은 마요르카 소속이었던 이강인 소집하는 등 우승을 목표로 연령대 최정예를 꾸렸다. C조 1위로 조별리그를 가볍게 통과하며 순항했다.
황선홍호가 8강에서 만난 팀은 일본. 일본은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겠다는 장기적인 목표 아래 23세가 아닌 19세부터 21세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전력상 한국 쪽에 승리 무게 추가 기운 경기였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과 다른 경기가 전개됐다. 전반 21분 일본이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20분 추가골을 넣었다. 이어 후반 35분 일본의 세 번째 골이 나오면서 황선홍호는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한국은 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 한 번도 4강에 오르지 못한 적이 없었다.▲ 훈련하는 선수들 ⓒ연합뉴스
공교롭게도 이강인을 포함해 이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대거 포함되어 있다. 미드필더 홍현석과 고영준, 수비수 최준, 골키퍼 민성준, 공격수 조영욱 등이다.
이번 대표팀에서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홍현석은 "지난해 일본에 크게 패했기 때문에 설욕하고 싶다. 일본이 결승에 온 만큼 복수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공격수 조영욱은 "물론 리벤지가 필요하지만 솔직히 처음 보더라도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머릿 속엔 승리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지 어떻게 준비를 해야할지 생각하려 한다"고 했다.▲ 일본은 22세 이하 선수들로 이번 대회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당시 멤버를 축으로 와일드카드 3장까지 꽉 채워 정예 멤버를 구축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오히려 더 어려졌다. 지난 대회에서 뽑았던 해외파들을 배제한 대신 대학 선수들과 프로 신인들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이번 대회는 1년 미루어지면서 1999년생까지 선발이 가능한데 2001년생이 나이가 가장 많고 2002년생이 7명, 나머지 1명은 2004년생이다. 와일드카드는 한 장도 쓰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별리그를 전승으로 통과한 뒤 8강에서 난적 북한에 2-1, 4강에서 홍콩에 4-0 대승을 거두고 한국과 금메달 경쟁을 벌이게 됐다.
홍콩과 4강전을 마치고 오이와 고 일본 감독은 "우리는 결승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고 모두가 경기장에서 뛸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금메달을 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콩 감독 예른 안데르센은 "일본이 너무 강했다"고 치켜세웠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번 결승전은 황선홍호를 넘어 한국 축구를 통틀어서도 일본적 부진을 깰 기회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은 성인 대표팀은 물론 모든 연령대가 일본을 상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21년 3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성인 대표팀이 0-3으로 무릎을 꿇었고 2022년 6월엔 16세 이하 팀이 일본에 0-3으로 졌다. 또 동아시안컵에서도 성인 대표팀이 0-3, 17세 이하 아시안컵 결승전에서도 0-3으로 무너졌다.
황선홍 감독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겨야 한다"며 "합심해서 마지막 한 발을 딛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연합뉴스
한국은 남자 축구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51년 인도 뉴델리 대회 이후 5차례 정상(1970, 1978, 1986, 2014, 2018)에 서며 최다 우승 기록(이란 4회)을 갖고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4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이번 대회를 제패한다면 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