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받을지 정말 궁금했던 포지션 중 하나였던 유격수. LG 트윈스 오지환의 2연패냐 KIA 타이거즈 박찬호의 첫 수상이냐를 놓고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결과는 오지환의 2연패였다.
오지환은 11일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명실상부 KBO리그의 최고 유격수임을 입증했다.
올시즌 오지환과 박찬호는 최고 유격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쳤다. 테이블 세터인 박찬호와 중심타자인 오지환은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아 그 역할에 충실했다.
박찬호는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리, 136안타, 3홈런, 52타점, 30도루, 73득점, OPS 0.734을 기록했다. 오지환은 타율 2할6푼8리, 113안타, 8홈런, 62타점, 16도루, 65득점, OPS 0.767을 기록했다.
박찬호는 타율이 높고 득점과 도루에서 오지환을 앞선다. 반면, 오지환은 홈런이 조금 더 많고 타점에서 앞선다. 출루율(0.371-0.356)과 장타율(0.396-0.378)은 모두 오지환이 조금 더 앞서고 그래서 OPS도 오지환이 더 낫다. 역할이 다르다보니 누가 더 잘했다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신기하게도 올해 신설된 KBO 수비상에서 공동 수상을 했다. 각 구단 감독, 코치 9명, 단장 등 구단 당 11명씩 총 110명의 투표로 결정되는 투표 점수 75%와 수비 기록 점수 25%를 합산하여 수상자가 결정됐는데 오지환과 박찬호가 동점을 받은 것. 오지환이 투표 점수에서 75점으로 박찬호(66.67점)를 앞섰지만 수비 점수에서는 박찬호가 20.83점으로 오지환(12.5점)을 앞섰다. 총점 합산 결과 87.5점으로 동률을 이뤄 공동 수상자로 결정이 됐다.오지환에게 플러스 알파가 있었다. 바로 LG를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어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는 것. 특히 한국시리즈 3차전서 5-7로 뒤진 9회초 2사 1,2루서 쏘아올린 극적인 역전 스리런 홈런은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한 장면으로 평가 받는다. 구본무 선대회장이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겠다고 남긴 유품 롤렉스 시계를 구광모 회장으로부터 받아 손목에 착용하는 장면 또한 인상적인 스토리가 됐다.
정규리그 MVP와 신인상의 경우 정규리그 종료된 뒤 곧바로 투표가 이뤄지지만 골든글러브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 후보 선정이 이뤄지고 투표도 진행됐다. 포스트시즌의 활약이 표심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팀이 6위로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박찬호에겐 불리한 면이 있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고 결과도 접전이었다. 결과는 오지환의 승리였다.
오지환은 291표 중 154표(52.9%)를 얻었다. 박찬호는 120표(41.2%)를 받았다. KT 위즈 김상수가 5표, NC 다이노스 김주원이 4표, 삼성 라이온즈 이재현이 3표,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과 SSG 랜더스 박성한이 2표씩, 한화 이글스 이도윤이 1표를 얻었다.
오지환은 "2023년을 최고의 해로 만들어주신 염경엽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차명석 단장님, 코칭스태프, 프런트에게도 감사드린다. 2023년이 최고의 한해인 것 같다. 29년만에 우승을 해봤다. 하지만 지금이 시작점이라고 생각하겠다. 내년에도 통합우승을 해서 왕조를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오지환은 골든포토상까지 수상해 이날 2관왕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