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마침내 길고 긴 원정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서울 삼성은 12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99-94 신승을 거뒀다.
최하위 삼성은 6연패 및 원정 22연패에서 벗어났다. 코피 코번(36점 20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2블록슛)이 골밑을 지배했고, 이적생 홍경기(13점 3점슛 3개 2어시스트)도 제몫을 했다.
홈 최다인 14연패를 2차례나 기록한 바 있는 삼성은 올 시즌에 또 하나의 불명예를 썼다. 원정 최다연패까지 기록한 것. 삼성은 KT와의 경기 전까지 역대 최다인 원정 22연패 중이었다. 특히 KT를 상대로는 부산 KT 시절부터 원정 8연패가 이어지고 있었다. KT가 2021-2022시즌에 연고지를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이후에는 7경기 모두 패했다.
하지만 삼성에는 KT의 경계 1호 코번이 있었다. “삼성은 공격 리바운드(13.4개 1위)가 많은 팀이다. 코번의 리바운드, 이정현의 득점을 줄이는 게 관건이 될 것이다.” 적장 송영진 감독의 말이었다.
KT는 1옵션 패리스 배스가 스코어러 유형이다. 빅맨인 마이클 에릭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다시 말해 배스와 매치업된 상황서 코번의 위력을 배가시키는 게 삼성 연패 탈출의 지름길이다.
코번은 은희석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쿼터에 더블더블급(9점 7리바운드) 활약을 펼치며 범상치 않은 출발을 알린 코번은 이후에도 힘을 바탕으로 제공권을 장악, KT 골밑을 지배했다. 자밀 워니에 이어 올 시즌 2번째 30-20의 주인공이 됐다.서울 SK에서 이적한 후 첫 경기를 치른 홍경기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3점슛 3개 포함 국내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13점을 올리며 코번의 부담을 덜어줬다. 내외곽이 조화를 이룬 삼성은 접전 끝에 승, 지난해 11월 10일 안양 KGC(현 정관장)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이어진 22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반면, 3위 KT는 6연승 후 2연패에 빠져 2위 창원 LG와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 패리스 배스(31점 3점슛 5개 7리바운드 3어시스트)가 분전한 가운데 한희원(20점 3점슛 4개 6리바운드)은 올 시즌 개인 최다득점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허훈(10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부상이라는 악재도 닥쳤다. 허훈은 3쿼터 초반 이원석과 충돌, 코 부상을 입었다. 부상 직후 교체된 허훈은 지혈을 거쳐 정밀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이동했다. KT 관계자는 허훈의 상태에 대해 “코뼈 골절이 의심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