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33)도 점점 지쳐가는 모양새다. ‘월드클래스’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위로 밀려난 흥국생명이 우승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김연경이 해결사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흥국생명은 2월초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이 ‘학교 폭력’ 논란이 터지면서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받고 이탈했다. 주축 선수가 빠지면서 팀 전력이 약화됐고, 김연경이 많은 짐을 떠앉았다. 김연경이 공수에서 활약을 하고 있지만, 해결사 능력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김연경은 올 시즌 득점 5위(595점)와 함께 공격 성공률에서 46.43%로 1위에 올라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득점 1~4위를 휩쓸고 있지만, 김연경이 공격 정확도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하지만 김연경은 쌍둥이 자매가 빠진 2월에 공격 성공률이 40%를 넘지 못한 경기가 3차례나 된다. 최근 5경기 공격 성공률을 보면 37.50%-34.29%-51.22%-48.57%-39.47%를 기록 중이다. 지난 19일 인삼공사 상대로 승리한 경기에서 50%가 넘는 성공률로 24득점을 올린 것이 가장 좋았다.
백업 세터 김다솔의 토스워크나 이재영이 빠진 리시브 라인은 이전보다 불안하다. 팀 분위기 전체가 가라앉아 조직력도 바닥이었다. 상대가 김연경을 집중 견제하고, 김연경이 어려운 공을 해결하는 측면도 있지만, 마지막 라운드에 오면서 체력적인 지친 기색도 있다.
김연경은 1~3라운드에서는 공격 성공률 48.9%로 50%에 육박했다. 그러나 4~6라운드에서는 공격 성공률 42.5%에 그치고 있다.
쌍둥이 자매가 이탈한 이후 김연경에게 많은 공이 몰려서 성공률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 브루나, 이한비가 많은 부분을 돕고 있다. 김연경의 올 시즌 공격 점유율은 30.98%다. 이재영이 빠진 2월에 공격 점유율이 대폭 늘어난 것도 아니다.
최근 5경기 김연경의 공격 점유율은 17.98%-31.25%-28.87%-30.17%-29.46%다. 단 1경기만 시즌 평균을 넘었을 뿐, 4경기에서는 시즌 평균 이하로 공격을 시도했다. 지난 16일 기업은행전을 제외하면 브루나가 매 경기 팀내 가장 많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8일 GS칼텍스전. 3세트 흥국생명이 21-19로 앞선 상황에서 김연경의 오픈 공격이 아웃됐다. 달아나지 못하고 21-20이 됐고, 이후 브루나가 3차례 후위 공격으로 득점을 올리며 세트를 따냈다. 접전 상황에서 후위에서 브루나가 해결사로 나섰고, 전위에 있던 김연경은 1점도 책임지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120일 동안 선두를 달리다, GS칼텍스와 승점은 같으나 세트 득실률에 뒤져 2위로 밀려났다. 아직 1위를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쌍둥이 자매가 빠진 이후 1승 4패 부진에 빠졌지만, 최근 경기력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지난 16일 기업은행에 패했지만 매 세트 20점대에서 접전을 벌였고 2~3점 차로 내줬다. GS칼텍스 상대로는 한 세트를 따냈다.
흥국생명은 오는 6일 도로공사, 9일 현대건설, 13일 인삼공사와의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김연경이 조금 더 많은 공격을 시도하면서 성공률 높은 강타를 터뜨리는 해결사가 되어야 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