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모터(32)는 키움 팬들에게는 그렇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은 이름이다. 시종일관 기량미달의 모습을 보였고, 일찌감치 퇴출됐다. 지난해 키움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시즌을 보냈던 이유 중 하나였다.
총액 35만 달러에서 보듯 거물급 선수는 아니었다. 외국인 선수에게 주로 기대하는 타격에서 처음부터 기대치가 그렇게 크지 않은 선수였고,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의 몫마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시작부터 1군과 2군을 오가는 등 좀처럼 타격이 회복되지 못했다. 시즌 첫 10경기에서 타율 0.114, 1홈런, 3타점에 머문 채 퇴출됐다. 보기 드문 5월 퇴출이었다. 그만큼 구단도 답이 없었음을 의미한다.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했을 때 이제 미국에서 어떤 뚜렷한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았다. 실제 2020년에는 퇴출된 이후 별다른 경력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대반전이 일어났다. 지금 트리플A 최고 타자는 바로 키움에서 지난해 뛰었던 그 모터가 맞다.
올해 3월 콜로라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모터는 아직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는 못했으나 트리플A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30일(한국시간) 현재 59경기에서 타율 0.332, 23홈런, 5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40을 기록 중이다. 현재 트리플A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그 어떤 선수보다도 OPS가 압도적으로 높다.
모터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경력은 2018년이었다. 2016년 탬파베이에서 데뷔한 모터는 2017년 시애틀을 거쳐 2018년 미네소타에서 뛰었다. MLB 통산 경력은 141경기에서 타율 0.191, 10홈런, 37타점이다.
모터는 올 시즌 여러 포지션에서 두루 뛰었다. 2루수로 107이닝, 3루수로 168이닝을 뛰었음은 물론 유격수로 37이닝, 좌익수로 75이닝, 우익수로도 19이닝에 나섰다. 리빌딩에 돌입한 콜로라도지만, 트레이드 등으로 빈자리가 생긴다면 올해 임시방편으로 모터의 콜업도 고려할 만하다. 감격의 MLB 복귀가 가능할지도 두고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