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사진=뉴시스한 일본 매체가 2020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전에서 김경문 감독(63)이 6회 보여준 불펜 기용을 타산지석으로 삼자고 얘기했다.
현역 시절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즈, 은퇴 후 야구평론가로 활동 중인 이이다 데쓰야(53)는 6일 일본 매체 풀카운트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한국을 이겼다. 경기 승패를 가른 것은 6회 미국의 공격이었다"라고 한국의 패인을 짚었다.
한국이 1-2로 뒤진 6회 말, 김경문 감독은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 이의리(19)를 내리고 최원준(27)을 등판시켰다. 최원준이 선두 타자 토드 프레이저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차우찬(34)을 투입했다.
차우찬이 좌타자 에릭 필리아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고 이번에는 원태인(21)이 등판했다. 원태인이 제이미 웨스트브룩과 마크 콜스바리에게 연속 안타, 닉 앨런에게 볼넷을 내주며 1실점하니 등판한 것이 조상우(27)였다. 하지만 이전 경기와 달리 구속이 나오지 않은 조상우는 만루 위기를 넘지 못하고 2실점으로 무너졌다. 결국 5번째 투수인 김진욱(19)이 올라와서야 길었던 6회가 마무리됐다.
이이다는 먼저 "미국 타선은 고졸 신인 이의리를 상대로 2점을 내긴 했지만, 그의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조합에 고전하며 9개의 삼진을 내줬다. 이 시점에서 이의리는 88개의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6회 우완 최원준을 두 번째 투수로 올렸고, 이때 미국 선수들은 행운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6회에만 무려 5명의 투수를 투입했지만, 미국 타선의 기세를 꺾지 못했고 5실점 하면서 승부가 결정났다"고 덧붙였다.
일본 역시 결승전에서는 단판 승부인 만큼 투수를 총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이다는 "중요한 것은 볼넷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도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이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 점을 일본 대표팀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국제 대회에서는 연속 안타로 득점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볼넷과 실책을 주는 쪽이 점점 더 불리해지는 이유"라고 볼넷과 실책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미국 타자들은 장타력이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사용하는 공은 NPB 공인구만큼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일본 투수진의 역량을 생각한다면 큰 거 한 방에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볼넷을 주는 것이 더 무섭다"고 강조했다.
풀카운트는 "일본은 한국의 패전을 통해 배워야 한다. 볼넷과 실책을 줄이고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금메달을 향한 지름길"이라고 정리했다.
최원준이 지난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패자 준결승전에서 6회 말 등판해 미국을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