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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메이저리그 도전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간 양현종(33)은 현재 답답한 상황에 처했다. 메이저리그 텍사스에서 잠깐 뛰고 마이너리그에서 기약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양현종이 트리플A에서 계속 뛰는 의미가 있을까.
올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4월 27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초반 반짝 활약 이후 점점 부진하자 6월 17일 트리플A로 강등됐다. 하루 뒤에는 방출 대기 조치를 통해 40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됐다. 결국 웨이버 과정에서 다른 팀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텍사스 산하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로 소속이 바뀌었다.
시즌에 앞서 리빌딩 노선을 정한 텍사스는 차근차근 젊은 투수들을 키우고 있다. 특히 선발진은 앞으로 몇 년간 텍사스를 이끌 옥석을 가리고 있다. 에이스 카일 깁슨마저 7월말 트레이드시켰다.
현재는 데인 더닝, 콜비 알라드, 조던 라일스, 마이크 폴티네비치 그리고 깁슨 트레이드 대가로 데려온 스펜서 하워드까지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가고 있다. 알라드는 최근 '3경기 연속 무볼넷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하며 텍사스 구단 타이 기록을 세웠다.
양현종은 트리플A에서 5~6일 턴으로 선발 등판하면서 메이저리그 재입성 희망을 이어왔다. 그러나 양현종은 트리플A 성적도 시원찮다. 피홈런이 많고, 트리플A에서 조차 첫 승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9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 중이다.
트리플A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이라도 기록해야 비빌 언덕이 생길 것인데, 마이너리그에서도 부진한 양현종은 텍사스의 눈길을 전혀 받지 못하는 신세다. 텍사스는 7월말부터 투수들을 수 차례 콜업-강등을 반복하고 있는데,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있는 양현종은 잊혀진 존재다.
첩첩산중이다. 트리플A 라운드락은 8월초 더블A에서 실적을 낸 유망주 투수들이 대거 승격돼 합류했다. 이들은 트리플A에 올라오자마자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고, 양현종의 선발 일정은 후순위가 되고 있다. 빅리그 콜업을 위한 성과를 낼 기회조차 줄어든다는 의미다.
양현종은 최근 6일 휴식, 7일 휴식 후 선발 등판 기회가 주어졌다. 8월 등판은 2경기. 다음 등판은 빨라야 오는 19일에 선발 기회가 온다. 그럴 경우 8일 휴식 후 등판이 된다. 트리플A에서도 점점 외면받고 있다.
지난 10일 양현종이 선발(5이닝 3실점 1자책)로 던진 후 11일 제이크 라츠(25), 12일 휴식일, 13일 예리 로드리게스(23), 14일 A.J. 알렉시(23), 15일 글렌 오토(25), 16일 브록 버크(25)가 차례로 선발 투수로 나섰다. 버크를 제외한 4명은 최근 더블A에서 올라온 투수들이다.
17일 경기에 라츠가 5일 휴식 후 선발 투수로 예고됐다가 우천 취소됐다. 18일 경기 선발 투수는 로드리게스가 4일 휴식 후 등판한다. 양현종은 선발을 한 번 건너뛰거나 휴식일 더 늘어나게 된다. 지난 10일 선발 등판도 예정됐던 웨스 벤자민이 메이저리그로 콜업되면서 양현종에게 기회가 왔다.
텍사스는 지난 6월 중순 양현종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면서 기대를 접었는지도 모른다. 트리플A 라운드락은 남은 40경기에서 20대 중반 젊은 투수들에게 선발 기회를 주며 경험치를 쌓게 할 계획이다. 양현종이 단기간 좋은 성적을 거둬 빅리그로 올라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데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양현종이 트리플A에서 열흘 정도 한 번씩 던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