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기 은돔벨레. /AFPBBNews=뉴스1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들여 영입한 '팀 내 주급 1위' 탕기 은돔벨레(25)가 자칫 최악의 '먹튀'로 전락할 위기에 몰렸다. 토트넘 입장에선 방출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어쩌면 불편한 동거가 더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9년 7월 프랑스 올림피크 리옹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은돔벨레는 이적과 동시에 '돈'과 관련된 부분에서 구단 1위에 올랐다. 당시 은돔벨레의 이적료 5400만 파운드(약 871억원·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는 토트넘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이적료였다.
또 이적 직후 그는 20만 파운드(약 3억3000만원)의 주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명실상부한 에이스인 해리 케인(28)과 같은 수준이자, 손흥민이 최근 재계약하기 전 주급 14만 파운드(약 2억3000만원·이상 스포트랙 기준)보다 많은 금액이었다.
자연스레 그를 향한 구단과 팬들의 기대도 컸지만, 지난 두 시즌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이적 첫 시즌엔 프리미어리그(EPL) 21경기(선발 12경기)에 그쳤을 정도다. 그나마 지난 시즌엔 EPL 33경기(선발 28경기)에 나섰지만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최고 주급을 받는 선수의 존재감이나 영향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그는 정리 대상에 올랐다. 누누 감독은 부상이 아닌데도 그를 "준비가 안 됐다"는 이유로 프리시즌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공식전에서도 맨체스터 시티와 EPL 개막전 결장에 이어 울버햄튼과 2라운드에서도 출전하지 않을 것으로 예고된 상태다.
이에 은돔벨레도 구단에 직접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21일(한국시간) "은돔벨레가 구단에 이적 의사를 밝혔다"며 "그는 부상도 아니고 출전도 가능한 상태지만 누누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그의 이적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선수 본인이 스페인이나 독일의 빅클럽 구단을 선호하고 있는 데다, 이적료와 주급 모두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토트넘 입장에선 그를 영입하는데 들인 이적료를 최대한 회수해야 하는 만큼 헐값에 이적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를 둘러싼 이적설이 뚜렷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최악의 경우 토트넘은 은돔벨레와 한 시즌 더 불편한 동행을 이어가야 할 수도 있다. 은돔벨레가 앞선 두 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핵심으로 거듭나는 게 이상적이겠지만, 누누 감독의 눈 밖에 나있으니 얼마나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주급을 받는 선수라는 점에서 토트넘의 골치는 더 아플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