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AFPBBNews=뉴스1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다승왕이 과연 탄생할 것인가. 류현진(34·토론토)이 전설적인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2021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12승 달성에 성공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72에서 3.54까지 떨어트렸다.
지난 2019년 겨울이었다.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팀이었던 LA 다저스를 떠났다. 행성지는 아메리칸리그, 그것도 동부 지구에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였다.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은 과연 류현진이 이른바 '공포의 알동부'에서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었다.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 여기에 동부 지구에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 전통의 강호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런 우려를 모두 씻어내고 실력으로 어느새 12승을 달성했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14승) 타이 기록까지 단 2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2013시즌과 2014 시즌 그리고 2019 시즌에 14승을 각각 달성했다.
현재 아메리칸리그에서 류현진과 다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투수는 2명이다. 크리스 배싯(32·오클랜드)이 12승 4패, 게릿 콜(31·뉴욕 양키스)이 12승 6패를 각각 기록 중이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인 배싯은 지난 1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타구에 얼굴을 맞아 광대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눈과 주변 뼈에 이상이 없는 가운데, 곧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만약 수술을 받는다면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이 사실상 불투명해질 전망. 류현진으로서는 호재인 가운데, 결국 게릿 콜과 2파전이라고 봐야 한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서 다승왕에 오를 경우, 아시아 야구사에도 역사를 쓰게 된다. 아시아 투수로 메이저리그서 다승왕을 차지한 투수는 단 2명밖에 없었다. 2006년 대만의 왕첸민(41)이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19승 6패 평균자책점 3.63의 성적을 올리며 다승왕 타이틀을 따냈다. 이어 지난해 단축 시즌 때 다르빗슈 유(35·샌디에이고)가 8승 3패 평균자책점 2.01로 다승왕에 올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승은 박찬호가 2000년 LA 다저스 시절 기록한 18승(10패)이다.
토론토는 올 시즌 121경기를 치렀다. 아직 41경기가 남아 있는 가운데, 산술적으로 류현진은 7~8차례 정도 더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뉴욕 양키스는 토론토보다 3경기를 더 치른 상황. 남은 시즌 결과에 따라 게릿 콜과 충분히 다승왕 경쟁이 가능하다. 물론 팀 타선의 지워 등 승운도 따라야 한다. 과연 류현진이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다승왕이라는 쾌거를 이뤄낼 수 있을까.
22일(한국시간) 역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