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의정부 윤욱재 기자]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끌었던 여자배구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기적의 4강'을 현실로 만들었다. 뚜렷한 성적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배구여제' 김연경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물론 어렵게 닿은 기회인 만큼 메달까지 획득했다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특히 동메달 결정전 상대였던 세르비아에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상대가 존재했다.
도쿄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복귀해 KOVO컵 대회 일정과 함께 하고 있다.
이제 태극마크를 잠시 놓고 소속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지만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세르비아의 세계 최강 아포짓 스파이커 티아나 보스코비치다.
도쿄올림픽 득점 2위에 오른 김연경이 1위를 차지할 수 없었던 것은 바로 보스코비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보스코비치는 대회 기간 동안 192득점을 폭발했고 한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33득점을 퍼부으며 45년 만에 메달 획득에 도전했던 한국의 꿈을 산산조각냈다.
중요한 상황마다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클러치 박'이라는 별명을 얻은 박정아는 "유럽 선수들을 영상으로만 봤는데 보스코비치를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때리는 각도 깊고 타점도 너무 높았다. 서브도 너무 세더라. 진짜 많이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양효진도 보스코비치의 이름을 떠올렸다. "보스코비치가 워낙 잘 하는 선수더라"는 양효진은 "어느 코스를 정확하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어렵게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록 메달의 꿈은 좌절됐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었다. 역시 큰 무대에서도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세계적인 선수와의 대결도 경험할 수 있고 이것이 앞으로 한국 배구가 발전하는 자양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김연경(왼쪽)과 세르비아 티아나 보스코비치가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을 마치고 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