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사실상 '토종 에이스'라 해도 무방하다. LG 우완투수 임찬규(29)의 호투 행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임찬규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6⅔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구속 147km를 찍으면서 삼진 7개를 곁들였다.
그러나 결과는 패전이었다. 임찬규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김찬형에 중전 적시타를 맞고 2-3 리드를 허용했다. 이처럼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LG 타자들은 단 2점을 지원한 것이 전부였다. LG는 3-11로 대패했고 임찬규는 시즌 2승이 아닌 7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임찬규가 좋은 투구 내용에도 불구하고 승운이 따르지 않는 것 대해 "임찬규가 상대 에이스와 만나기도 했고 타선 지원도 활발하지 않았다. 이번엔 지원을 받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말했으나 타선 지원은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다.
임찬규의 반전은 놀라움 그 자체다. 시즌 초반만 해도 평균자책점 21.21로 고전하던 임찬규는 부친상까지 겪으면서 힘든 나날을 보내다 2군에서 147km에 달하는 강속구를 회복한 뒤 1군 무대로 돌아와 180도 달라진 투구를 보여줬다.
임찬규의 복귀전이었던 6월 22일 인천 SSG전에서는 7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선사하고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임찬규가 그토록 기다리던 시즌 첫 승. 그런데 이것이 지금까지 마지막 승리로 남아 있다.
임찬규는 6월 22일 복귀를 기점으로 11경기에 등판해 67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2.55로 눈부신 투구를 보여줬다. 이 기간만 한정하면 LG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으로 '에이스' 케이시 켈리(2.81)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리그 전체로 봐도 그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투수는 아리엘 미란다(두산), 고영표(KT), 백정현(삼성) 뿐이다.
그야말로 리그 에이스급 투수로 탈바꿈했지만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그에게 주어진 성적표는 1승 5패가 전부였던 탓이다. 무슨 저주라도 걸린 것처럼 승운이 너무 따르지 않고 있다. 초반에 평균자책점 21.21로 고전했던 것을 합산해도 시즌 평균자책점은 3.77로 준수하지만 1승 7패에 그치고 있다. 지금까지는 리그에서 가장 억울한 1승 투수라 할 수 있다.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 6회초 2사 2루서 SSG 추신수에게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은 뒤 아쉬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