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양의지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포수로 잊혀지는 것 같다.”
NC 다이노스 양의지는 올해도 최고의 생산력을 과시했다. 141경기 타율 3할2푼5리(480타수 156안타) 30홈런 111타점 OPS .995의 기록을 남겼다. 타점과 장타율에서 1위를 차지했다. 2년 연속 3할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최정상급 타자로 군림했다.
‘포수 양의지’가 이런 생산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면 더 좋았을 터. 하지만 양의지는 올해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더 많이 출장했다. 시즌 초 팔꿈치에 사구를 맞은 여파가 시즌 내내 이어졌다. 그리고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되어 단기전 초긴장 상태에서 포수 마스크를 계속 쓰면서 팔꿈치 상태가 악화됐다. 결국 후반기에는 포수가 아닌 고정 지명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포수 출장 경기는 45경기(38선발)에 불과했고 수비 이닝은 302⅓이닝에 그쳤다. 올해 양의지는 골든글러브 후보에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 부문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4번 타자를 맡을 때 양의지의 가치는 더 높아지고 빛난다”라고 말하는 이동욱 감독의 말처럼 지명타자로만 나서는 양의지의 전력적 활용도는 한계가 있었다. 투수들을 리드하는 역할에 제한적이었고 야수들을 통솔하고 아우르는 역할도 쉽게 할 수 없었다. 양의지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정규시즌 막판, 양의지도 “지명타자다 보니까 야수들의 움직임이 덕아웃에서는 잘 안보인다. 경기장 안에서 얘기해주는 것과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크다. 움직임이나 조언해야 할 것들이 덜 보인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무엇보다 ‘포수 양의지’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은 후반기였고 이를 기점으로 전문 지명타자가 될 것이라는 사실 자체를 경계했다. 그는 “포수로 잊혀지는 것 같다”라면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비시즌 충분한 휴식과 치료로 내년에는 포수로 돌아올 수 있는 상황.
NC 소속으로 3년차 시즌을 보냈고 내년이면 4년차 시즌을 맞이한다. 4년 125억 원의 계약도 끝난다. 포수 양의지가 건재하다는 것을 다시 과시하기 위해서는 포수 마스크를 다시 써야 허는 게 양의지의 2022시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