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이 선수를 FA 랭킹 16위에 올리면서 4년 6000만 달러 계약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현실이 된다면 연봉이 거의 2배로 뛰는 셈이다. 이 선수의 올해 연봉은 780만 달러였다. 올 시즌에만 6개 포지션을 돌아다닌, 주 포지션 없는 선수가 FA 시장에서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선수가 크리스 테일러라서 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테일러는 올해로 다저스 6년을 포함해 메이저리그 통산 8시즌을 뛰고 FA가 됐다. 내외야를 넘나드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면서도 단순히 빈틈을 채우는 정도가 아니라, 어디에서나 꾸준했다.
MLB.com은 15일(한국시간) "테일러는 지난 4년 동안 좌익수, 중견수, 유격수, 2루수로 뛰는 동시에 규정이닝을 채우고, 조정 OPS(파크팩터로 보정한 OPS, 100이 평균) 100을 넘긴 유일한 선수"로 테일러를 정의했다. 테일러 덕분에 다저스는 주전 한 두명이 빠져도 라인업의 수준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는 말로는 테일러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다. MLB.com은 "FA 시장에서 테일러의 최고 세일즈 포인트는 그가 팀이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장타력이 필요한가? 그의 지난 2년 동안 배럴 타구 비율은 10%를 넘겼다. 주루? 테일러의 올해 스프린트 능력은 상위 9%에 해당했다. 도루는 14번 뛰어 13번 성공했다. 수비에서의 유연성? 그는 지난해 1루수 포수 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서 뛰었다"고 설명했다.
리더십은 숫자로 환산하기 어려운 분야지만 '상장'으로 짐작할 수는 있다. MLB.com은 "테일러의 무형 가치는 동료들과 사무국에 의해 인정받았다. 올해 선수들과 지원 스태프의 지지를 받고 리더십이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지는 로이 캄파넬라 상을 받았다. 사무국에서는 야구 열정이 뛰어난 선수에게 돌아가는 '하트 앤드 허슬' 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테일러를 바라보는 친정 팀 구단 관계자의 마음은 쓰리기만 하다. 테일러는 2014년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나 2016년 시즌 트레이드로 다저스 선수가 됐다. 시애틀 제리 디포토 단장은 지난 2017년 "내가 한 최악의 트레이드"라며 후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