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로 인기 상승에도 위기감 감지
여자부 인기구단 기업은행, 성적 부진과 조송화 이탈로 표류
데이트 폭력 의혹에 휘말린 정지석, 조기 복귀 가능성에 우려현역 은퇴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 조송화. ⓒ KOVO[데일리안 = 김평호 기자]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로 인기가 급상승한 V리그에 또 한 번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인기가 계속 이어질지, 혹은 급격하게 식어 내릴지를 두고 기로에 섰다.
‘배구여제’ 김연경(중국 상하이)을 앞세워 지난 8월 막을 내린 도쿄올림픽에서 4강까지 올랐던 여자배구는 케이블TV 시청률이 1%를 넘길 정도로 많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10월 17일 공중파에서 생중계된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경기는 2.1%의 시청률을 찍을 정도로 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모처럼 흥이 오른 여자배구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 인기가 떨어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당초 춘추전국시대로 예상됐던 여자배구 판도는 아직 2라운드 밖에 안됐지만 벌써부터 양극화 조짐이 뚜렷하다.
1위 현대건설이 9전 전승을 기록하며 선두에 올라있는 반면, 최하위권에 자리한 페퍼저축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아직 1승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인기구단으로 주목 받은 IBK기업은행의 부진은 뼈아프다.
IBK기업은행은 김수지, 김희진, 표승주 등 올림픽 4강 신화 주역들이 자리하며 여자 배구 최고 인기 팀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최근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
개막 7연패로 최악의 위기를 겪었던 IBK기업은행은 조송화는 경기 작전타임 도중 서남원 감독에게 질책을 당한 뒤 팀을 이탈했다. 감독과 선수 간에 불화설이 의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조송화는 현역 은퇴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간신히 연패는 끊었지만 주전 센터이자 주장인 조송화가 팀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IBK기업은행은 김사니 코치도 최근 구단에 쉬겠다는 의사를 전하며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기구단 IBK기업은행이 표류하고 있다.
최근 배구계에서는 여자배구의 떨어진 경기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IBK기업은행의 부진으로 양극화가 더 심해진다면 V리그 인기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대한항공 정지석. ⓒ KOVO오히려 경기력만 놓고 보면 남자부가 낫다는 평가다. 남자부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예상 밖 부진으로 초반 순위 경쟁이 치열해졌다.
하지만 남자배구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지난 시즌 소속팀 대한항공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며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을 동시 석권한 정지석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 여자친구를 상대로 데이트 폭력 의혹에 휘말렸다. 그는 최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코트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문제는 복귀 시점이다.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지만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 자체로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자숙의 시간 없이 아무렇지 않게 복귀하는 것에 대한 거부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섣불리 복귀를 결정했다가는 오히려 큰 질타를 받고, 남자배구 인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찌됐든 정지석도 입장문을 통해 “나의 부족함을 모두 용서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본인도 팬들도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자숙의 시간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