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형 담원 기아 2군 감독 인터뷰
박준형 담원 기아 2군 감독이 KeSPA컵 우승의 비결로 빠른 피드백 수용을 꼽았다.
담원 기아는 12일 울산 문수체육관에서 열린 ‘2021 LoL KeSPA컵 울산’ 대회 결승전에서 프레딧 브리온을 3대 1로 꺾었다. 지난해 대회 챔피언이기도 한 담원 기아는 이날 승리로 사상 최초의 KeSPA컵 2회 우승 및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박 감독은 “빠른 피드백 수용으로 만들어낸 우승”이라고 이번 대회를 총평했다. 아울러 “최적의 게임 환경을 만들어준 담원 기아 사무국과 1~3군 코치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선수단 리빌딩이 최근 끝나 대회 준비 기간이 넉넉하지 않았을 듯하다. 어떤 전략을 짜왔나.
“미드라이너 ‘풀배’ 정지훈이 팀에 합류한 지 1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팀의 약점이 드러나지 않게끔 의도적으로 선수들의 픽을 제한했다. 동시에 상대의 좋은 움직임을 봉쇄하는 전략을 짜왔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의 최고 강점은 빠른 피드백 수용이었다. 김선웅 코치가 많은 도움을 줬다.”
-프리시즌 패치 도입 후 처음 펼쳐진 대회였다. 주목한 변화가 있었나.
“지금은 ‘포식자’와 ‘치명적 속도’ 룬의 메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메타에서 탄력을 받는 건 탑라이너가 강한 팀이다. 좋은 탑라이너를 보유한 아프리카 프릭스, 쉐도우 EK, 웨이보 게이밍 유스(WBG.Y)가 빠르게 떨어진 게 우리에겐 행운이었다. 우리도 이 룬의 효과를 잘 활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담원 기아 2군을 어떤 팀으로 만들고 싶나.
“색깔이 없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선수에게 고유의 색깔이 있다는 건 장단점이 두드러진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본다. 나는 선수의 성장 가능성을 제한하는 걸 정말 싫어한다. 어떤 밴픽과 메타든 잘 소화할 수 있는 선수와 팀을 만들고 싶다. 이 선수들을 1군으로 올려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1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돕는 게 목표다.”
-짧게나마 LCK에서 선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지도 방식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나.
“그렇다. 내가 겪었던 실패를 이 선수들은 경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내가 선수들에게 정답을 알려주고 있는 게 맞는지 항상 나 자신에게 질문한다. 선수들의 의견도 최대한 많이 들으려 한다. 기자님이 CJ 엔투스 팬이셨다니, 그땐 정말 죄송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하나만 꼽는다면.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4강전 3세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상대가 사미라를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 못 했다. 사미라는 ‘승부를 보자’는 메시지가 담긴 픽이다. 우리 선수들이 상대의 도전을 피하지 않고 베인으로 맞불을 놓겠다고 하더라. 순간적인 기지로 뽑은 픽이었는데, 벼랑 끝에서 역전승을 해내는 걸 보고 ‘이 아이들은 될 녀석들’이라고 느꼈다.”
-끝으로 인터뷰를 통해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우리가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는 건 좋은 환경이 마련돼서다. 이유영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1군과 3군 지도자들로부터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1~3군 코치 모두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