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FA 개척자가 아닌가."
삼성 라이온즈 안방마님 강민호(36)의 올겨울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베테랑 강민호는 올겨울 벌써 3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2013년 시즌 뒤 처음 FA 시장에 나와 4년 75억원에 롯데 자이언츠에 잔류했고, 2017년 시즌 뒤 4년 80억원에 삼성으로 이적했다. 지난 8년 동안 벌어들인 돈만 155억원이다.
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는 "우리 포수들이 (강)민호 형 덕을 많이 봤다. 포수 FA 개척자가 아닌가. 민호 형 덕분에 좋은 계약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양의지는 2019년 시즌 뒤 NC와 4년 125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FA 대박을 경험했다.
강민호는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406타수 118안타), OPS 0.839, 18홈런, 67타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개인 통산 6번째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3번째 FA는 앞선 2차례 계약보다는 조건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어느덧 나이가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만큼 현실적으로 기간과 금액 등 조건이 더 좋을 수가 없다. 전성기 때처럼 포수로 풀타임을 뛰기에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갈 수 있어 관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은 13일 NC와 트레이드로 투수 심창민과 포수 김응민을 내주고 포수 김태군을 데려왔다. 준주전급 포수 김태군을 영입하면서 강민호와 협상에 난기류가 흐르는 게 아닐까 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구단 측은 "김태군 트레이드와 강민호 협상은 별개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태군 영입은 상무에 입대하는 김도환의 공백을 채우는 쪽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보인다.
강민호의 이번 행보는 삼성 동료들 그리고 양의지를 비롯한 포수 후배들도 결말을 궁금해하고 있다. 김상수, 오승환, 구자욱 등 삼성 동료들은 "팀에 강민호가 없으면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양의지는 다음 시즌을 마치면 FA 재자격을 얻는다. 나이와 기량 등을 봤을 때 강민호의 계약 규모가 양의지의 다음 협상의 기준점이 될 수도 있다.
강민호는 삼성 잔류를 원하는 동료들의 목소리에 "정말 감사하다. 팀에 남으면 그만큼 내게 막중한 임무가 주어질 것이다. 나는 기다리는 입장이다.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며 모두가 바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길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