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박건우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올 겨울 KBO리그 FA 시장의 최대어로 주목받은 외야수 나성범(32)과 박건우(31)가 나란히 6년 100억원 이상 계약을 따냈다. FA 시장이 예상을 뛰어넘어 제대로 과열됐다.
야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나성범과 박건우는 FA 계약에 합의를 이루고 발표 시점만 남겨두고 있다. 두 선수 모두 6년 장기 계약으로 총액은 나성범이 150억원, 박건우이 100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성범은 KIA, 박건우는 NC로 이적을 앞두고 있다. 빠르면 14일부터 공식 발표가 있을 전망.
NC의 창단 멤버이자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은 당초 잔류가 유력했다. NC도 재계약을 위해 힘썼지만 예상을 뛰어넘은 KIA의 통 큰 베팅을 이길 수 없었다. 대표이사·단장·감독 모두 교체하며 환골탈태한 KIA는 광주 지역 출신 나성범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며 6년 계약으로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성범과 재계약이 어려워진 NC도 빠르게 플랜B를 가동했다. 한화와 SSG, KIA에서 영입 후보로 거론된 박건우를 나성범의 대안으로 점찍고 물밑에서 접촉했다. 두산도 박건우와 재계약을 위해 노력했지만 예상을 뛰어넘은 6년 100억원 제안을 이길 수 없었다. 최초로 내부 FA 이탈 위기에 놓인 NC의 움직임이 적극적이었다.
13일 논산 훈련소에 입소한 상무 군입대 선수들이 군보류 선수로 전환되면서 FA 보상선수 대상에서 자동 보호된다. KIA는 외야수 최원준, NC는 투수 배민서와 내야수 최정원이 입대했다. 이 선수들은 FA 보상선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보호선수 명단 구성에 여유가 생긴 KIA와 NC는 각각 나성범, 박건우와 계약을 14일부터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OSEN=광주, 최규한 기자]7회초 2사 1루 상황 NC 나성범이 달아나는 중월 투런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1.09.12 / dreamer@osen.co.kr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100억원 이상 계약은 2017년 롯데 이대호(4년 150억원), 2019년 NC 양의지(4년 125억원), 2018년 LG 김현수(4년 115억원), 2019년 SK 최정(6년 105억원), 2017년 KIA 최형우(4년 100억원) 등 5명에 불과했다. 나성범과 박건우의 계약이 발표되면 '100억 클럽'은 7명으로 늘어난다.
나성범의 경우 이대호의 역대 최고액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대호는 4년 계약으로 연평균으로 따지면 6년 나성범이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만 38세까지 계약을 보장받으며 연평균 25억원의 계약을 따냈다. 연평균으로 역대 5위이지만 역대 5년 이상 계약 중에서 최고액 대우로 대박을 쳤다.
나성범 나비 효과는 박건우가 누렸다. 나성범 다음 가는 FA로 주목받은 박건우이지만 6년 100억원 계약은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지난 겨울 정수빈과 허경민을 6~7년 장기 계약으로 붙잡은 두산이었지만 100억원은 무리였다. 박건우에게 관심을 가진 팀들도 NC의 가세로 시장이 과열되자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나성범과 박건우가 6년 장기 계약이긴 하지만 100억원 이상 초대형 계약을 따내면서 FA 시장도 걷잡을 수 없이 불이 붙었다. 김재환, 김현수, 손아섭 등 나성범과 박건우 다음 티어 FA 선수들의 눈높이도 올라갈 전망. 2년째 이어진 코로나19 여파와 2023년 샐러리캡 도입도 FA 시장 과열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waw@osen.co.kr[OSEN=고척,박준형 기자]4회말 두산 선두타자 박건우가 2루타를 날리고 전력질주하고 있다. 2021.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