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크 브리검.ⓒ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건희 인턴기자] 전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34)의 대만 프로야구 진출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브리검은 대만프로야구연맹(CPBL) 소속의 웨이치엔 드래건스와 계약을 추진 중인데 KBO리그의 전 소속 구단인 키움 히어로즈의 동의 없이는 계약이 불가능한 신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CPBL 소식을 알리는 ‘CPBL 스탯츠’는 12일 “웨이치엔이 브리검과 계약하는 데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보도했다.
브리검은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로 돌아오기 전 웨이치엔에서 잠시 뛰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그는 웨이치엔으로 복귀를 시도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브리검이 키움에서 '임의탈퇴 신분'이기에 CPBL로 이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임의탈퇴 신분으로 묶여 있는 이유가 키움과 임금 회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KBO규약 '한‧대만 선수계약협정' 3)항을 살펴보면 '만일 해당 KBO 선수가 KBO 구단의 계약, 보류, 비현역 또는 지명선수 명단에 들어있을 경우 KBO 총재는 이를 CPBL커미셔너에게 통보하고, 이후 CPBL 구단은 해당 KBO 구단 및 KBO 총재의 동의가 있지 않는 한 해당 선수와 직접 교섭 또는 계약할 수 없다'라고 나와있다.
이에 따르면 브리검은 현재 대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키움 및 KBO 총재의 동의가 필요하다.
키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12일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지난해 브리검이 시즌 도중에 팀에서 이탈했다. 우리는 두 달 동안 뛰지 않은 임금 회수를 요청했다. 브리검도 동의한 사항이다. 아직 브리검 임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키움은 지난해 4월 브리검과 총액 53만 달러(약 6억3000만 원)에 계약했다. 연봉 48만 달러(5억7000만 원), 인센티브 5만 달러(약 6000만 원)가 포함됐다.
브리검은 지난해 7월 아내의 신장 수술과 코로나19로 인한 가족 건강 문제로 미국으로 출국해 두 달 동안 키움으로 복귀하지 않았다. 키움은 지난해 9월 브리검과 상호 합의 하에 임의탈퇴 조치를 내렸다. 그의 부재로 키움은 남은 시즌을 외국인 투수 1명으로 버텼다.
키움은 브리검과 결별하기로 했지만 현재 그에 대한 보류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당연히 브리검은 KBO리그의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없는 신분이다. CPBL 역시 KBO와 '한‧대만 선수계약협정'을 맺고 있어 키움의 동의 없이 대만 팀으로 이적이 불가능하다. KBO는 미국, 일본 프로야구 기구와도 같은 내용의 선수계약협정을 맺었다. 결국 브리검은 KBO와 선수계약협정을 맺지 않고 있는 다른 리그로 이적하거나, 키움에 2개월 치 임금을 돌려주고 CPBL로 향하는 수밖에 없다.
브리검의 대만행이 현재 지체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브리검이 2개월 치 임금을 키움 측에 돌려주면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키움 역시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키움 관계자는 "브리검의 임금만 회수되면 그의 이적에 차질이 없도록 동의서를 쓸 계획"이라면서 "브리검이 임금을 돌려주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했을 뿐이다. 아마 해결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