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8시 아이슬란드와 A매치
터키에서 전지훈련 중인 파울루 벤투 감독의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15일 오후 8시 아이슬란드, 21일 같은 시각 몰도바와 두 차례 평가전으로 2022년을 시작한다. 이번 대표팀에는 엔트리 27명 중 일본 리그 소속 2명을 뺀 25명이 국내 리그 소속이다. A매치 기간이 아니어서 소집이 어려운 유럽파는 모두 제외됐다. 더군다나 현재 대표팀 공격진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삼각 편대’를 이루는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이 모두 부상 때문에 레바논(27일), 시리아(2월 1일)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8차전에 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벤투호엔 악재지만,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한 국내파 선수들에겐 기회의 순간이 될 수도 있다. 해외파가 없는 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본선 진출을 이끈다면 카타르에 갈 확률도 높아진다. 월드컵 대표팀은 현재 월드컵 2차 예선부터 붙박이 주전으로 뛰어온 송민규(23·전북 현대)를 제외하고는 국내 공격수들이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권창훈(27·김천 상무), 이동준(24·울산 현대) 등은 부상 때문에 많이 뛰지 못했다.
좀처럼 선수 구성을 바꾸지 않는 벤투 감독 성향상 사실상 월드컵에 뛸 선수들은 80% 이상 정해졌다고 해도 무방하지만, ‘조커’ 역할과 부상 대비를 위한 공격수 3~4명 정도가 아직 미정이다. 임형철 SPOTV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이 중요하게 여기는 패스 능력, 공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여주는 선수가 남은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대원(25·강원FC)은 지난 시즌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천금 같은 어시스트를 하는 등 맹활약하면서 강원의 1부리그 잔류를 이끌어 냈다. 공을 몰다가 빠르게 방향 전환을 하고, 정확한 중거리 슛을 찬다. 벤투 감독이 원하는 공간 창출이 가능하다. 그는 “해외파 선수가 없는 상황이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보이고 싶다”고 했다.
20세 엄지성(광주FC)은 첫 프로 무대인 지난 시즌 활약하며 소속팀 주전 자리를 꿰찼다. 측면에서 연계 플레이를 통한 돌파를 할 수 있어 경기 후반에 변칙으로 투입되는 ‘조커’에 적합하다. 수비도 적극적으로 가담해 전방 압박을 중요시하는 벤투 감독이 눈독을 들일 만하다. 그는 “우상인 손흥민 선수를 대표팀에서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조영욱(23·FC서울)이 벤투호에서 빛을 볼 거라는 분석도 있다. 많은 활동량으로 수비를 몰고 다니면서 패스 길을 열어준다. 패스 플레이로 공격을 전개해나가는 벤투 감독 전술에 적합한 재능이다.
최종 예선 4경기를 남긴 한국은 A조 2위(승점 14·4승2무)에 올라 있다. 3위(승점 6·1승3무2패)인 UAE의 경기 결과에 따라 빠르면 7차전에서 월드컵 본선행을 조기 확정 지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