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 / OSEN DB
[OSEN=한용섭 기자] 예비 FA 프리미엄까지 기대할 수 있을까.
2020년 2월 스프링캠프가 시작됐을 때, 구자욱은 삼성의 일본 오키나와 캠프가 아닌 경산 볼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구단의 연봉 삭감안에 도장을 찍지 않아, 미계약 신분이라 캠프 참가 명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2015년 1군 데뷔 후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구자욱은 2019시즌 처음으로 3할에 실패했고 성적이 뒷걸음질쳤다. 122경기 타율 2할6푼7리(475타수 127안타) 15홈런 71타점 66득점에 그치며 처음 하락 곡선을 그렸다.
당시 삼성은 4000만 원 삭감을 제시했다. 2018년 3할3푼3리 20홈런 100득점의 활약에도 5000만 원 인상(연봉 3억 원)에 사인했던 구자욱은 구단의 삭감 폭에 불만을 드러냈다. 데뷔 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때는 팀 순위 등을 이유로 소폭 인상했는데, 1년 못 했다고 대폭 삭감을 제시받았다고 서운해 했다.
삼성은 형평성을 강조하며 타협안을 제시하지 않앗고, ’캠프 불참’에도 선수에게 끌려가지 않았다. 연봉 협상은 진통을 겪었고 서로 감정 싸움을 하는 모양새가 됐다. 결국 구자욱은 1월말 스프링캠프 출발에 함께 하지 못했다.
서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다가, 삼성은 2000만 원 삭감과 인센티브 2000만 원의 최종 수정안을 제시했다. 소폭 삭감을 요구한 구자욱은 이를 받아들였다. 구자욱은 2월 10일 진통끝에 연봉 계약서에 사인했고 2주 늦게 일본 캠프로 출국했다.
절치부심한 구자욱은 2020시즌 118경기 타율 3할7리 15홈런 78타점 70득점 OPS .863으로 이전해 부진을 만회했다. 시즌 후 연봉 협상에서는 3억 6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2021 KBO리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삼성 구자욱. / OSEN DB
2021시즌, 구자욱은 개인 성적과 팀 성적 모두 웃었다. 삼성은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구자욱은 데뷔 후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구자욱은 13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6리 22홈런 27도루 88타점 107득점 OPS .881로 활약했다. 홈런과 도루는 데뷔 후 개인 최다 기록, 득점왕 타이틀도 차지했다. 고과 평가에서 인상 요인은 많다. 삼성 선수단 중에서 고과 A급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얼마나 인상될까. 2019년 3억 원, 2020년 2억 8000만 원, 2021시즌 3억 6000만 원에서 앞자리 숫자는 바뀔 것이 확실하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데다 예비 FA 프리미엄이 있을지 관심이다. 구자욱은 2022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게 된다. 올해 FA 외야수들은 역대급 계약을 쏟아냈고, 장기 계약이 대세가 되고 있다.
구자욱이 FA가 되면 삼성은 붙잡고자 하겠지만, 만약 FA 시장에서 놓칠 경우를 대비해 연봉을 높게 해 보상금 장벽을 높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1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