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많은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삼성 이학주 ⓒ곽혜미 기자[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근 3년간 KBO리그 트레이드 시장에서 이학주(32·삼성)만큼 자주 언급된 선수도 없을 것이다. 그릇이 큰 잠재력에 매력을 느낀 많은 팀들이 이학주 영입을 직간접적으로 타진했지만, 소속팀 삼성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트레이드 논의가 된다는 건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우선 이학주가 그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현장과 프런트에서는 ‘사이즈가 큰 유격수’는 외면하기 어려운 매력이다. KBO리그에 흔치 않은 유형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삼성도 그런 매력에 2019년 2차 전체 2번 픽을 이학주에 투자했다.
잠재력을 다 터뜨리지 못했다는 시선도 있다. “우리 팀에 오면 더 잘할 수 있다”는 나름의 희망사항도 묻어있다. 서른이 넘은 나이지만 아직 몇 년은 더 쓸 만하다는 판단도 비슷하다.
두 번째는 ‘트레이드가 가능할 법한 선수’라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절대적으로 트레이드가 불가한 선수들은 아예 다른 팀에서 찔러보지도 않는다. 그러나 삼성의 스탠스는 다소 모호했다. 여기에 최근 2년간 이학주가 이런 저런 사정으로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하자 역설적으로 타 팀의 관심이 더 커졌다. 외부에서는 “삼성이 이학주를 내놓을 확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트레이드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성적이 따라오지 않는다. 이학주는 2020년 64경기에서 타율 0.228, 지난해에는 66경기에서 타율 0.206에 머물렀다. 성적만 놓고 보면 확고부동한 1군 선수라고 하기가 어렵다. 여기에 몇몇 구설수가 외부로 알려졌다. 트레이드 가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들이었다.
실제 2년 전 이학주의 주가가 한창 높을 때는 삼성이 웬만한 트레이드 제안에는 눈도 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학주를 데려오려면 확실한 불펜 필승조, 혹은 20홈런 이상이나 그에 상응하는 생산력을 가진 타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야구계에서 널리 퍼지기도 했다.
실제 삼성 또한 그 정도 눈높이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기준에 미달하면 아예 회신조차 하지 않았다. 몇몇 트레이드 논의가 깊게 가지 못하고 엎어진 이유다. 그 당시에는 이학주에 대한 구단의 기대치 또한 클 때였다. 정말 솔깃할 만한 제안이 아니라면 굳이 계산기를 두드릴 필요조차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근래 오간 트레이드 논의에는 더 이상 필승조나 20홈런 이상의 거포는 끼어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 구단들은 이학주의 가치가 현시점에서 가장 떨어져 있다고 본다. 보통 트레이드 시장은 이럴 때 더 공격적으로 추진되기 마련이다. 반면 삼성은 ‘헐값’에 내놓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히 헛바퀴가 돌 수밖에 없다.
결국 삼성이 이학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 그 구상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이 긴 스토리의 결말도 다르게 날 수 있다. 안고 가겠다면 굳이 지금 트레이드에 응할 이유가 없다. 팔더라도 고점에 팔아야 하는 게 장사라면 기본이 아니다. 삼성도 유격수 자리가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이학주가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주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