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한 이후 러시아로 귀화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빅토르 안(안현수·36)이 러시아군에 징집될 수도 있다는 글이 확산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7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러시아 운동선수 빅토르 안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이 글에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8일 러시아 국적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 예비군 소집 법안에 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작성자는 “러시아 국적의 40세 이하 모든 남성이 예비군에 차출되며, 소집 명령이 발동될 경우 해외에 있는 러시아 국적 시민도 72시간 안에 복귀해야 한다”면서 “귀화한 빅토르 안이 군에 차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빅토르 안의 징집설은 지난 18일 푸틴 대통령이 2022년 군사 훈련을 위해 러시아 시민을 징집한다는 법령에 서명한 것에서 비롯됐다. 법령엔 “공적 사용을 위해 러시아 연방군, 러시아 연방 방위군, 국가 보안 기관 및 연방 보안 서비스 기관에서 군사 훈련을 받을 예비군을 소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빅토르 안의 러시아군 차출 근거로 제시된 ‘해외에 체류하는 러시아 국적 모든 남성이 72시간 안에 러시아로 복귀해야 한다’는 내용은 해당 법령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현지 매체들도 이 법안이 매년 예비군 소집을 위해 발효되는 일반적 관행이라며 전쟁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뿐만 아니라 ‘40세 이하 모든 남성이 징집 대상’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다. 이날 발효된 예비군 소집 법안에서 대상자 연령은 부사관, 소위의 경우 50세 이하, 대령 및 대위는 65세 이하다.한편 빅토르 안은 2011년 우리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귀화했다. 그는 2014 소치올림픽에 러시아 국가대표로 참가해 3관왕을 차지했다.
이후 2018 평창올림픽 출전이 좌절되자 은퇴한 빅토르 안은 중국의 왕멍에게 코치직 제의를 받고 중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가 이끄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빅토르 안은 베이징올림픽을 끝낸 후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상의해야 한다. 쉬면서 생각해보겠다”라며 국내 입국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