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새 야구장 착공 무산 위기, 허구연 작심 발언 "왜 이제 와서 딴지거나"

 
삽을 뜨기 전까지는 모른다. 대전의 숙원인 새 야구장 건립이 착공 전 단계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대전시의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사업이 오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논리에 휩싸인 것이다.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사업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허태정 대전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옆에 위치한 대전 중구 부사동 한밭종합운동장 부지에 연면적 5만 2100㎡ , 관람석 2만2000석 규모로 총 사업비 1579억원을 들여서  짓는다. 새 구장을 사용할 한화에서도 총 430억원 거액을 투자한다. 

2018년 조성용역 입찰 공고를 시작으로 2019년 건립부지 선정, 2020년 중앙투자심사 완료, 지난해 설계·시공 입찰 공고를 거쳐 올해 1월 시공·설계 업체로 계룡건설을 선정했다. 국내 야구장 최초 제로에너지 설계를 적용해 야구장 외부 피크닉 필드까지 스포츠 컴플렉스로 건립할 계획을 발표했다. 

예정대로라면 3월부터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작업을 시작, 8월까지 설계를 마쳐 10월부터 공사에 착수하는 일정이다. 2024년 12월까지 공사를 마쳐 2025년 3월 한화의 새 홈구장으로 화려한 오픈이 예정돼 있었다. 

이제 거의 삽만 뜨면 되는 상황에서 뜻밖의 변수로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6·1 지방선거에 출마 예정인 대전 시장 후보들이 한밭종합운동장 대체 부지 문제와 예산 낭비 등을 이유로 철거를 반대하며 야구장 건립 방식까지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가뜩이나 마지막 남은 행정 절차 문제로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작업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 대전시는 사업 강행 의지가 강하지만 조금 더 늦춰지면 2025년 개막 시점에 개장을 맞추기 어려울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6월까지 철거 작업이 미뤄지면 선거 결과에 따라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사업 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허구연(71) MBC 해설위원도 일련의 상황을 두고 작심 발언을 했다. 허구연 위원은 “왜 이제까지 가만 있다 선거를 앞두고 딴지를 거는지 모르겠다. 3년간 조용히 있다 선거철이 되니 쟁점으로 삼고 있다. 정치인들이 이래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허 위원은 “여러 가지 의견을 개진하고 검토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아니면 적어도 1년 내로 이의 제기를 해야 했다. 예산을 다 확보하고, 기본 설계도까지 나와 있는데 이제 와서 이러니 황당하다. 정치 논리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며 혀를 찼다. 

허 위원은 최근 대전시, 계룡건설 관계자들과 야구장 세부 설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국내 최고 야구장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반영하는 등 신중하게 설계 방향을 잡는 시점에서 정치적 논란이 불거졌다. 

허 위원은 “내가 해설을 그만두기 전 광주, 대구, 대전구장 신축이 꿈이라고 했다. 이제 대전만 남았다”며 “착공을 앞두고 이런 말들이 나와 안타깝다. 공사 기간이 제대로 안 지켜질까 걱정이다. 새 야구장이 대전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게 대전 시민들의 중지를 모았으면 좋겠다. 대전시도 분발해주고, 다른 시장 후보님들도 지금 시점에서 계획을 바꾸는 게 가능할지 다시 검토를 해주셨으면 한다”는 간곡한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