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전쟁에 휘말려 슬퍼하는 제자의 근황에 스승 데이비드 모예스(59) 웨스트햄 감독도 가슴이 먹먹해진 모양이다.
영국 매체 더 선은 2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출신 공격수 안드리 야르몰렌코(33·웨스트햄)가 우크라이나에 있는 가족을 걱정하느라 잠도 자지 못하고 24시간 가까이 전화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안타까운 소식은 모예스 감독에 의해 알려졌다. 야르몰렌코는 지난 27일 웨스트햄 구단으로부터 특별 휴가를 받아 울버햄프턴과 리그 경기에 결장하고 휴식을 취했다. 하루가 지난 28일 복귀했으나, 여전히 야르몰렌코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지난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현재진행형이고 곳곳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모예스 감독은 "조국이 전쟁 중이고 그곳에 가족이 있을 때 축구 경기에 집중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야르몰렌코는 자신이 우크라이나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화가 났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우리에게도 참 힘든 상황"이라고 제자의 아픔에 공감했다.
답답한 것은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모예스 감독은 "우리는 야르몰렌코에게 더 많은 도움과 지원을 하고 싶지만, 우리도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속상해했다.
일개 축구 클럽과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응원하고 그에게 안정을 취할 시간을 주는 것뿐이었다. 웨스트햄은 3일 오전 4시 30분 사우샘프턴으로 떠나 FA컵 16강전을 치른다.
모예스 감독은 "야르몰렌코에게 만약 괜찮다면 팀과 함께 떠나자고 했다. 훈련을 받으러 왔을 쯤에는 머리가 좀 맑아졌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그를 재촉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아직 힘들다면) 며칠 더 휴가를 줄 수도 있다"고 배려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