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메이저리그 개막 후 열흘간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는 최지만(31·탬파베이)이었다. 출루와 장타가 완벽하게 조화된 '예쁜' 성적으로 현지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최지만은 4월 14일(한국시간)까지 타율 0.563, 출루율 0.667, OPS(출루율+장타율) 1.729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록했다. 기본적인 타율이 높은데다 홈런까지 2개 터지는 등 장타가 뒷받침된 덕이었다. 19일까지도 타율 0.423, OPS 1.341이라는 좋은 성적을 찍고 있었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그런 최지만을 주전 라인업에서 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플래툰 시스템 탓이었다. 좌타자인 최지만은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좌완에 약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23일까지 올해 좌완을 상대로 타율 0.571, OPS 1.429라는 최정상급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선입견은 지워지지 않는다. 탬파베이는 여전히 상대가 좌완 선발을 예고할 때 최지만의 선발 출전을 꺼리는 편이다. 선발 예고만 보면 최지만의 선발 출전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런지 초반의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리그 내 최지만의 입지가 비약적으로 상승되지는 않고 있다. ESPN이 22일 업데이트해 발표한 올해 판타지리그 랭킹 'TOP 300'에서 최지만은 1루수 부문 47위에 머물렀다. 보통 성적이 좋아지면 향후 기대치가 커져 이 랭킹에서 수직 상승이 일어나곤 하는데, 최지만의 경우는 시즌 개막 당시와 차이가 거의 없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 또한 24일 최지만의 향후 전망을 다루면서 결국 플래툰의 벽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현재 탬파베이의 전략상 꾸준히 선발로 나설 만한 선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매체는 최지만의 평균 타구 속도가 시속 101.9마일(약 164㎞)에 이른다면서 최지만의 타구질이 좋다고 평가했다. 또한 유인구에 방망이가 나가는 비율 또한 윌 스미스, 개빈 럭스(이상 LA 다저스) 다음으로 좋다면서 최지만의 시즌 초반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디 애슬레틱'은 "더 큰 표본을 놓고 보면 최지만은 괜찮은 파워히터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우완을 상대로 4번 자리를 굳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과연 이 기세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했다. 다만 "하지만 어차피 좌완을 상대로는 선발 출전하지 않는다"고 단서를 달았고, 이 때문에 선수의 가치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좌완 상대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최지만은 통산 좌완 상대 타율이 0.193에 불과하다. OPS는 0.583이다. 리그 평균보다 크게 떨어지고, 우완 상대 성적(타율 0.255, OPS 0.844)와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탬파베이는 여전히 이 수치를 맹신하고 있다. 향후 최지만이 어떤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