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년, 오래 걸려도…이 맛에 키워서 씁니다

251 0 0 2022-04-27 08:48:33 신고
※ 5회 신고 누적시 자동 게시물이 블라인드 처리됩니다. 단 허위 신고시 신고자는 경고 또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두산 베어스 김인태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제는 본인에게 확신이 생긴 거죠."

스스로 확신을 갖고 1군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선수 본인과 구단이 느끼기에는 꽤 긴 시간이었겠지만, 어쨌든 10년 동안 흘린 땀은 헛되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에서 주전이 돼야 조금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던 김인태(28)는 드디어 올해 그 꿈을 이뤘다. '두산 주전 우익수' 김인태의 야구 인생이 시작됐다.

김인태는 올 시즌 20경기에서 타율 0.338(77타수 26안타), 1홈런, 10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팀 내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타율 2위, 타점은 1위다. 4번타자 김재환(9타점)보다도 더 많은 타점을 책임지며 팀이 시즌 초반 12승8패로 2위를 달리는 데 큰 힘을 보탰다.

두산은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한 김인태의 가능성을 믿고 지금까지 기다렸다. 김인태는 백업 외야수 경쟁을 펼치던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하거나 유니폼을 벗으며 하나둘 떨어져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

김인태는 올해를 맞이하면서 "10년 동안 데리고 있었던 팀에 고맙다. 솔직히 10년이나 됐는지 몰랐다. 10년도 못 하는 선수도 많은데 새삼 오래됐다는 생각이 든다. 한 팀에서 10년 있는 것도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올해는 어느 해보다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6년 100억원에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한 박건우의 빈자리를 놓칠 수 없었다. 지난해 1군에서 데뷔 이래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133경기) 뛰면서 자신감도 어느 정도 붙어 있었다.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합류한 강진성이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지만, 김인태는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꾸준히 공수에서 우위를 증명하며 주전 우익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올해 김인태에게서 발견한 새로운 점은 딱 하나, 자신감이다. 김 감독은 "기술적인 것은 사실 그대로다. 자신감이다. 지난해 경기를 많이 뛰었으니까 이제는 본인에게 확신이 있는 것이다. 본인이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게 좋아진 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인태의 생각도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다. 그는 "지난해 프로 입단 후 제일 많은 경기에 나갔는데, 많이 나가면서 경험한 게 올 시즌 도움이 된 것 같다. 많이 나가면 나갈수록 확실히 자신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것 같다. 그게 가장 크다"고 했다.

이어 "2스트라이크 전에는 자신 있게 돌리고,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콘택트에 집중하려 한다. 그런 생각은 꾸준히 했는데, 올해는 생각하고 있는 것을 대처하는 점에서 지난해보다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페르난데스는 2019년(197안타)과 2020년(199안타) 2년 연속 리그 최다 안타왕을 차지할 정도로 타격 기술이 빼어나다. 페르난데스는 그런 자신의 노하우를 동료들에게 잘 알려주는 편이다.

좌타자인 김인태는 올해 페르난데스가 강조한 대로 왼쪽으로 강한 타구를 보내는 데 집중해 훈련한 성과를 보고 있다. 그는 "페르난데스가 처음 (팀에) 왔을 때 치는 기술을 보고 정말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페르난데스가 봤을 때 내가 안 좋으면 통역 형을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올 시즌 초반에는 유난히 타구를 왼쪽으로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강하게 하더라. 코치님께서도 같은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왼쪽으로 타구를 보내려 생각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기대와 믿음 속에 성장한 김인태는 이제 사령탑이 라인업을 짤 때 편하게 이름을 적는 선수가 됐다. 김 감독은 26일 잠실에서 NC 다이노스를 8-4로 제압하기 전까지 1점차 승부가 잦은 상황과 관련해 "김인태와 허경민 빼고는 지금 감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5점 내기가 힘들다. 투수들이 부담이 갈 수 있다"며 걱정했다. 그래서인지 김인태는 이날 더 힘을 내 5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를 이끌었다.

10년이란 시간이 길어도 두산은 포기하지 않고 민병헌(은퇴), 박건우를 잇는 또 한명의 주전 우익수를 키워냈다. 두산은 이제 김인태가 앞으로 4~5년 동안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이 맛에 키워서 쓴다. 



▼ 댓글 더보기
※ 로그인 후 이용가능합니다.
0 / 300
번호 제목 작성자 시간
15506
라리가 '황당' 연봉 순위... 1·2위 휩쓴 레알 '먹튀들' 불쌍한영자
22-04-29 02:21
15505
올킬 성공 가마구치
22-04-29 00:31
15504
"돈만 맞다면 토트넘이 떠나보내겠지"…이적료가 가장 큰 '관건' 불도저
22-04-28 23:20
15503
떠나는 선수가 팀내 리그 최다 도움 1위 '아이러니'…그래도 이별한다 노랑색옷사고시퐁
22-04-28 21:40
15502
두산 완전 박살났네 섹시한황소
22-04-28 20:18
15501
‘나 아스널로 갈거야’ EPL 강등권 공격수가 세운 미래 계획 장사꾼
22-04-28 17:01
15500
'돌아왔구나, 넘버 원'.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심판 보야르, 휴식 마치고 그라운드로 컴백 순대국
22-04-28 15:39
15499
‘5년 제자’ 아구에로, 작심 발언 “난 펩이 그렇게 화내는 게 싫더라” 애플
22-04-28 12:51
15498
"SON-케인, 마치 우리 보는 것 같아"...전설의 극찬 극혐
22-04-28 11:18
15497
김광현도 양현종도 아니다...현존 韓 최고 투수, 경탄 금치 못한 외인 감독 물음표
22-04-28 10:49
15496
즐거운 하루되세요 크롬
22-04-28 09:29
15495
'이변은 없었다' 리버풀, 비야레알 2-0 격파…쿼드러블 도전 청신호 박과장
22-04-28 07:42
15494
맨유는 갈 생각 없고…나겔스만이 뮌헨으로 부르는데 사이타마
22-04-28 05:27
15493
월클이 이제 90분 뛰기 시작 "집 구하는 것도 어렵더라" 캡틴아메리카
22-04-28 01:20
15492
"SON-케인, 마치 우리 보는 것 같아"...전설의 극찬 가츠동
22-04-27 23:46
15491
'10G 0.088' 야수 3안타 반등…키움, 한화에 역전패 설욕 장그래
22-04-27 22:36
15490
손흥민, 맨유 이적해 호날두 '7번' 이을 가능성↑ 조폭최순실
22-04-27 20:52
15489
LG 날벼락, 24세 영건 결국 수술대 오른다 '시즌 아웃' 홍보도배
22-04-27 17:09
15488
무리뉴 제자에 진심인 토트넘…스카우터까지 파견해 직관 순대국
22-04-27 15:33
15487
FPL의 분석... '침묵' SON-케인 팔아야 하나 픽샤워
22-04-27 13:29
15486
콘테 '환승이별' 계획 들통났다.. "레비 격분" 픽도리
22-04-27 12:46
15485
[NBA] ‘올라디포-아데바요 맹활약’ 버틀러 빠진 MIA, ATL 꺾고 2R 진출 아이언맨
22-04-27 11:39
15484
또 역대급 유니폼 나왔다... 맨시티 '검정+빨강' 원정에 팬들 환호 미니언즈
22-04-27 10:06
VIEW
무려 10년, 오래 걸려도…이 맛에 키워서 씁니다 애플
22-04-27 0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