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졌지만 소용이 없었다.
LG와 KT가 만난 17일 수원 KT위즈파크. LG는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가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김현수의 홈런과 박해민의 희생플라이로 귀중한 2점을 얻고 7회까지 2-0 리드를 이어갔다.
LG는 8회말 1사 2루 위기에 정우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우영은 이날 경기 전까지 홀드 9개와 평균자책점 0.49를 기록하고 있던 리그 최고의 셋업맨. 무엇보다 '던지면 150km'라 할 정도로 150km를 가뿐히 뛰어 넘는 강속구를 꾸준히 던지는 것이 정우영의 장점이자 매력 포인트다.
황재균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정우영은 리그 홈런 1위 박병호와 마주했다. 초구 헛스윙에 2구째는 파울. 정우영이 순식간에 스트라이크만 2개를 잡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러나 3구째 던진 154km 투심 패스트볼이 박병호의 방망이에 걸려 들고 말았다. 박병호가 밀어친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이어졌고 그렇게 LG는 2-2 동점을 헌납해야 했다.
너무 성급한 승부였을까. 정우영이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리그 홈런 1위 타자에게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걸치는 공을 던진 것은 위험한 승부였다고 볼 수 있다. 좀처럼 홈런을 맞지 않는 정우영이기에 더욱 아쉬운 승부였다. 이는 정우영의 시즌 2번째 피홈런으로 기록됐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페이스를 보여주던 정우영이 시련을 맞이한 순간. 허무하게 동점을 내준 LG는 결국 9회말 조용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2-3 역전패를 당했다. LG로선 설마했던 순간이 현실이 되면서 좌절해야 했다. 0점대 평균자책점에 150km대 강속구로 무장한 정우영이 홈런 한방에 무너질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얼마나 있었을까.
[LG 정우영이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KT의 경기 2-0으로 뒤지던 8회말 2사 3루에서 박병호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