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브라질 경기. 한국 벤투 감독과 브라질 치치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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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전 대패에도 불구,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빌드업 축구’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았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1-5 대패를 당했다.
한국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도 후방에서부터 패스로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했다. 지난 수년간 착실하게 쌓아온 ‘빌드업 축구’는 브라질의 강력한 압박에 쉽게 허물어졌다.
브라질 공격수 3~4명이 압박하자 수비수들은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어이없는 패스 미스로 위험한 순간을 여러차례 맞기도 했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과연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빌드업 축구를 펼칠 수 있을지 근본적인 의문 부호가 붙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소신을 꺾지 않았다. 그는 ”스타일을 지금 와서 바꾸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시간이 없다“며 ”지금 스타일 대로 가면서 최대한 실수를 줄여나갈 것이며 빌드업 과정에서 다른 것들을 시도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하면, 리스크가 있을 수밖에 없고 오늘도 리스크를 가지고 플레이했다”면서 “어떤 부분을 발전시키고, 어떤 부분을 개선할지 찾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벤투 감독은 “우리는 많은 실수를 하면서 1-5라는 스코어가 나왔다”며 “우리의 실수가 상대가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도록 만들었고 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경합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늘 경기를 잘 분석하는 게 중요하고 다 같이 논의하면서 다음 칠레전을 준비하겠다”며 “칠레도 어려운 상대다”고 덧붙였다.
이날 페널티킥으로 2골이나 내준 것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놓았다. 벤투 감독은 “내 기억으로는 이전까지 우리는 페널티킥을 내준 적이 없다”며 “페널티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강팀과 상대했다는 점이 중요하고 상대 팀에는 나은 감독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더불어 “ 우리 선수들의 자세는 좋았다. 상대가 너무 강했을 뿐이다”며 “우리 팀의 몇몇 중요한 선수들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점도 문제를 키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의 의지가 긍정적이었고 실수하면서도 열심히 뛰었다”며 “공격 쪽에서 좋은 장면을 만들어낸 만큼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시발점으로 삼겠다”고도 말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손흥민의 활용법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벤투 감독도 “손흥민을어떻게 활용할지는 더 고민해 봐야 한다”고 인정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전에 황의조(보르도) 밑에 배치했다가 이게 최선이 아니어서 다시 바꿨다. 황의조를 교체하면서 손흥민을 (원톱) 공격수로 세웠다”며 “손흥민은 윙어로도, (원톱) 공격수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 (손흥민 활용은) 최대한 ‘심플’하게 가져가려고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