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삼성과 NC의 경기가 열렸던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낸 순간이 있었다.
0-0으로 팽팽하던 승부. 삼성은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은 원태인에 이어 8회초 김윤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윤수는 파이어볼러답게 선두타자 서호철에게 155~156km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정면승부를 펼쳤다. 144km 슬라이더로 투수 땅볼을 유도한 김윤수는 가볍게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아직 놀라기엔 일렀다. 김윤수가 김기환에게 던진 초구 구속은 무려 157km였다. 이날 해설을 맡은 '양신'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김윤수가 157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지자 "우와~"라는 감탄사와 더불어 "160km도 나오겠는데요?"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패스트볼 3개로 1B 2S라는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김윤수는 이번에도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삼진 처리했다. 이때 찍힌 145km는 패스트볼이 아닌 슬라이더의 구속이었다.
자신감이 붙은 김윤수는 박민우에게도 초구 157km 강속구를 던졌고 박민우는 몸쪽으로 온 직구를 어떻게든 대응해보려고 했으나 결과는 1루수 땅볼 아웃이었다. 삼자범퇴. 삼성은 9회초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려 NC의 선취점을 봉쇄했고 그렇게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1-4로 패했으나 다음날인 12일에도 8회 김윤수-9회 오승환을 차례로 투입해 4-2 승리를 따내면서 '필승 공식'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줬다. 이제 김윤수가 오승환의 앞에 나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팀내 최고의 강속구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닌 김윤수는 올 시즌 전부터 새로운 필승조 후보로 기대를 모았으나 5월 초까지 평균자책점 7.88에 머무르면서 결국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그러나 6월 초에 다시 1군으로 돌아온 김윤수는 복귀 후 7경기에 등판,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0.00으로 특급 피칭을 선보이며 삼성이 기대했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김윤수는 주위로부터 "너는 가운데로 던져도 타자가 못 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만큼 공이 위력적이라는 뜻이다. 이제 김윤수는 자신의 공을 신뢰하고 겁 없이 투구를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6월 복귀 후 가장 드라마틱하게 달라진 것은 6⅔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면서 볼넷은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피안타율은 .130으로 그야말로 극강 그 자체다. 정면승부를 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