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V5 공식 웨이보, '루키' 송의진
(MHN스포츠 이솔 기자) 하위권 팀은 '왕'과 싸울 자격조차 없었다.
지난 6일 오후 6시, 중국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펼쳐진 2022 LPL 서머 5주 3일차 경기에서는 FPX가 LGD를 2-1로, V5가 RA를 2-0으로 완파했다.
두 경기 모두 한국인 듀오들이 맹활약한 가운데 FPX에서는 클리드가, V5에서는 루키가 단독 MVP를 수상했다.
특히 이날의 주인공은 루키였다. 한동안 개인사로 공백기를 가졌던 루키는 복귀전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보약팀' RA를 무릎 꿇게 했다.
사진=LPL(영문) 공식 유튜브 채널, 유배된 스트라이브(사일러스)
1세트에서 탈리야를 고른 루키는 죄인들을 유배보내는 '왕' 그 자체였다.
라인전 단계, 소규모 교전에서도 압도적인 로밍을 선보이는 활약이 있었으나, 백미는 궁극기였다. 그는 탈리야로 RA의 진영을 갈라놓으며 5-5 교전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루키의 궁극기에 이은 일점사로 RA는 정식 5-5 한타에서 단 한번도 진형을 갖춘 한타를 펼치지 못했다. 큐브(케일)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대다수의 장면에서 쓰러지는 팀원을 구할 수 없었다.
한타라고 해야 할 지는 모르겠으나, 이날 유일한 5-5 교전 장면이었던 19분 용앞 교전에서는 아이보이, 큐브, 유안지아, 스트라이브가 모두 레얀의 죽음을 지켜볼 뿐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다.
V5는 대지의 영혼, 바론 등 오브젝트를 독식한 채 단 26분만에 손쉽게 경기를 끝냈다.
사진=LPL(영문) 공식 유튜브 채널, 왕 앞에서 얼어붙은 전 동료 레얀(니달리) 그리고 스트라이브(트페)
2세트에서 리산드라를 고른 루키는 '협곡의 박지성'이었다.
그는 5분 바텀 로밍을 시작으로, 탑 다이브(7분), 바텀 교전(14분), 탑 습격(16분) 등 모든 장면에 얼굴을 비췄다. 이는 CS를 20개 앞서가면서 만들어낸 결과였다.
특히 5분 로밍이 결정적이었다. 정글러 XLB(신 짜오)와 바텀 듀오가 합세한 바텀 다이브 과정에서 RA는 다소 늦은 백업으로 다이브 방어에 실패했다.
분노한 RA는 XLB를 처치하기 위해 역습을 노렸으나, 이를 계산한 듯 근처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던 루키는 순식간에 점멸-서릿발(W)로 상대를 묶었고, 아이보이(칼리스타)에 이어 스트라이브(트페)-유얀지아(아무무)를 모두 처치하며 3-1 교환을 성공시켰다.
극초반 승기를 잡은 V5는 21분만에 킬 스코어 23-5, 골드 격차 1만 1천을 벌리며 압승했다.
물론, RA가 WE와 더불어 '보약 팀'인 것은 참작할 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V5는 이날 RA와 단 한번의 한타를 해주지 않으며 LPL의 꼭대기(1위, 7승)와 하위권(14위, 2승 5패)의 차이를 각인시켰다. '신분제'의 부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