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이규학]
정말 스트라이커의 문제였을까. 잭 그릴리쉬가 엘링 홀란드의 합류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24일 오전 8시 15분(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에 위치한 램보 필드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맨시티는 새로운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 강팀과 친선전을 치렀다. 상대는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뮌헨이었다. 친선전이었으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자존심을 걸고 붙은 경기였다.
펩 과르디올라도 주전급 선수들을 모두 내보냈다. 잭 그릴리쉬, 리야드 마레즈, 엘링 홀란드, 케빈 더 브라위너, 로드리, 후벵 디아스, 주앙 칸셀루 등이 출격했다. 특히 선발명단에 홀란드가 가장 눈에 띄었다. 홀란드는 맨시티의 스트라이커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여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합류했다.
홀란드의 활약은 대단했다. 전반 12분 만에 박스 안쪽으로 연결된 크로스를 빠르게 침투하며 공을 골문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홀란드의 클래스를 지켜본 모든 맨시티 팬들은 열광했다.
이때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린 선수는 그릴리쉬였다. 더 브라위너의 침투 패스를 받은 그릴리쉬는 공의 결을 따라 전진 드리블을 통해 가볍게 수비를 벗겨냈다. 곧바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린 그릴리쉬는 홀란드의 결승골을 도울 수 있었다.
이날 경기 MOM(Man Of the Match)는 홀란드가 아닌 그릴리쉬가 차지했다. 작년 여름 EPL 최고 이적료인 1억 파운드(약 1,576억 원)를 기록했으나 시즌 내내 부진했던 그릴리쉬가 드디어 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그동안 그릴리쉬의 부진이 스트라이커 문제였을까. 홀란드가 투입되자마자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비록 프리시즌 1경기에 불과하지만 그릴리쉬의 부활은 언제든 반가운 소식이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가브리엘 제수스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지 않았다. 필 포든, 케빈 더 브라위너 등이 제로톱으로 나서는 경우도 많았다. 득점을 책임질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없었기 때문에 '플레이메이커' 그릴리쉬가 재능을 맘껏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었다.
이번 시즌은 달라진 모습을 기대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릴리쉬는 '신입생' 홀란드와 벌써부터 절친이 된 모습이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그릴리쉬는 홀란드의 성격을 칭찬했고, 이미 같이 차를 탄 사이다"라고 밝혔다.
경기장 밖에서 친분이 경기에 어떤 관련이 있을까. '풋볼 인사이더'의 폴 로빈슨은 "100% 영향이 있다. 팀에서 비슷한 또래 선수들은 서로에게 끌리는 경향을 갖는다. 서로 희생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수끼리 사교성이 좋은 점은 장기적으로 팀에 도움이 된다. 결실이 맺어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1995년생 그릴리쉬와 2000년생 홀란드는 5살 차이를 극복한 관계다. 최근 재미있는 일화도 있었다. 그릴리쉬는 "홀란드는 내게 '나는 너의 반값밖에 안 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다'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홀란드는 그릴리쉬의 1억 파운드(약 1,576억 원)에 비해 자신의 이적료는 5,100만 파운드(약 800억 원)점을 재치있게 설명했다.
2022-23시즌 맨시티는 유럽 정상을 원하고 있다. 펩 감독 체제에서 두 선수는 모두 주전으로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홀란드의 존재가 그릴리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