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내야수 김하성(27)과 4년 총액 2800만 달러 계약을 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팀 내야의 주전 구도가 확고할 때라 이 계약을 중복 투자로 보는 시선도 더러 있었다.
실제 김하성이 지난해 공격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주전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자 우려는 더 커졌다. 하지만 1년간 적응을 마친 김하성은 다른 선수가 되어 있었다.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평균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던 수비력은 더 업그레이드됐고, 여기에 공격까지 힘을 내면서 이제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팀의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골절로 아직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3루수 매니 마차도 또한 발목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포지션을 나눠 든 김하성의 가치는 수치 이상으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현재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감독이자 통산 1392승에 빛나는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 또한 이 평가에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멜빈 감독은 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그가 뛰는 모습을 보면 볼수록, 왜 팀이 이런 유형의 계약을 했는지 깨닫게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전급 선수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김하성의 존재가 팀의 로스터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타티스 주니어가 돌아오면 김하성의 포지션과 출전 시간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활약이라면 김하성의 자리를 만드는 게 오히려 더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팀 내 최고 유망주인 CJ 에이브람스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함이 증명됐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또한 "김하성이 현재와 같이 타격할 수 있다면, 샌디에이고는 그를 계속 라인업에 두기 위한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멜빈 감독 또한 "그는 스스로 자신을 일반적인 주전 선수로 포지션하는 데 성공했다"며 신임을 드러냈다.
김하성은 7월 한 달 동안 수비에서 눈부신 모습을 보여줬음은 물론, 23경기에서 타율 0.314, 출루율 0.372, 장타율 0.443을 기록하는 등 공격에서도 리그 평균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김하성의 공격 성적은 7월만 따지면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좋은 축에 속한다. 김하성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