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시즌 100승, 승률 7할.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SSG 랜더스가 대기록 도전에 나서고 있다. 팀이 잘 나가는만큼 선수들의 성적도 좋은데, 특히 눈여겨 볼만한 기록이 있다. 바로 투수 트리플 더블이다. SSG 마무리 서진용(30)이 '끝판왕' 오승환(40·삼성)이 세운 유일무이한 기록에 도전한다.
서진용은 지난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4-4 동점이던 9회말 등판했는데, 연장 10회초 1사 후 최정이 솔로 홈런을 때려내자 10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했다. 어느덧 시즌 7승(1패)째를 올렸다.
서진용이 10승 달성에 성공하면 진기록이 수립된다. 바로 트리플 더블이다. 주로 농구에서 한 경기의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스틸, 블록 슛 등 5개의 카테고리 중 3개에서 두 자릿 수가 되는 것을 말한다. 야구에서는 투수의 한 시즌 승리, 홀드, 세이브가 모두 두 자릿 수를 기록하면 트리플 더블이라 부르곤 한다. 이미 서진용은 11홀드 20세이브를 올렸으니 남은 건 승수다. 3승이 필요하다.
트리플 더블은 비공인 기록이다.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딱 한 번 나왔다. 2005년 당시 신인이던 오승환이 10승 11홀드 16세이브로 최초로 이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서진용에게 기회가 왔다. 무려 17년 만에 '트리플 더블' 진기록이 나올지도 모른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데뷔 시즌 롱릴리프로 시작했다가 후반기부터 본격적인 클로저로 나서 이런 기록을 세웠다.
서진용도 현재까지는 과정이 비슷하다. 시즌 출발은 불펜 필승조였다. 개막 한 달여 만에 홀드 11개(1승)를 따내며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던 서진용은 마무리 김택형이 부상과 부진으로 낙마하자 클로저로 낙점받았다. 5월 19일 두산을 상대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린 서진용은 마무리로 승승장구했다. 김택형이 돌아왔지만 서진용의 보직은 바뀌지 않았다. 마무리 변경 후 35경기 38⅓이닝 6승 1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 중이다.
이제 SSG의 남은 경기는 39경기.서진용이 3승을 추가하려면 동점 상황에 등판하거나, 상황에 따라선 연장 승부를 펼쳐야 할 수도 있다. 분명 쉽지만은 않은 기록이다. 과연 17년 만에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 트리플 더블이 나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