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골잡이 황의조(30·보르도)가 경유가 아닌 직행을 원한다.
비행기 탑승권이 아닌 이적 얘기다. 올 여름 프랑스를 떠나고 싶은 황의조가 그리스 임대를 거절하면서 거취 문제가 안갯속에 빠졌다.
프랑스일간 ‘레퀴프’는 “17일 황의조의 이적설이 여전히 결말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노팅엄 포레스트가 황의조를 영입한 뒤 같은 구단주가 운영하는 올림피아코스(그리스)로 1년 임대를 제안했다. 하지만 황의조가 바라는 방향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노팅엄이 라이벌들보다 나은 조건으로 보르도와 이적 협상을 끝냈지만 정작 선수 설득에는 실패했다는 의미다. 지난 주말부터 황의조가 노팅엄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관측됐던 상황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황의조는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준척급 공격수로 각광을 받았다.
그가 몸값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인데, 기량은 이미 프랑스 리그앙에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검증받은 자원이라서다.
황의조 역시 프랑스 리그두(2부)로 강등된 보르도를 떠나 윗물에서 뛰겠다는 의지가 강해 금세 이적이 성사될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황의조는 지난 6월 A매치 4연전 직후 “새로운 팀을 빨리 찾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조금 다르다. 분명 황의조를 원하는 팀들은 많다. 프랑스 낭트와 마르세유, 브레스트, 스트라스부르 등이 관심을 내비쳤고, 독일 분데스리가 살케04와 미국메이저리그사커 미네소타 유나이티드가 영입을 희망했다. 특히 낭트와 브레스트는 공식 오퍼까지 꺼내면서 황의조를 원했다.
그러나 황의조가 국가대표 동료인 손흥민(30·토트넘)과 황희찬(26·울버햄프턴)이 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선호하면서 이적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 먼저 황의조 영입에 나섰던 울버햄프턴은 헐값에 가까운 이적 조건을 제시했다 거절당했고, 노팅엄은 만족스러운 이적료는 제시했지만 이적 후 그리스 임대가 걸림돌이 됐다.
EPL 승격팀인 노팅엄은 임대 조건은 차치하더라도 타이워 아워니이와 제시 린가드, 엠마누엘 데니스 등을 이미 영입해 황의조가 과도한 경쟁을 각오해야 하는 악조건이다. 다행히 또 다른 승격팀인 풀럼이 황의조 영입을 위해 노팅엄과 비슷한 이적료를 지불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풀럼은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의 부상을 대비한 백업 공격수로 황의조를 고려하고 있다.
황의조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것도 고민이다. 올해 대부분의 유럽 빅리그는 9월 1일 이적시장이 문을 닫는다는 점에서 2주 안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보르도도 황의조를 전력 외로 간주하는 가운데 이적을 서두르고 있다. 황의조는 최근 리그두 3라운드 샤무아 니오르전에서 2분여를 뛰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