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 KBO리그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관심을 모은 투수 중 하나가 바로 베테랑 우완 체이스 앤더슨(35‧신시내티)이었다. 한국행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아 적잖은 KBO리그 구단들이 직접 접촉하거나 혹은 동향을 확인했다.
앤더슨은 2014년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56승을 거둔 베테랑 투수다. 밀워키 소속이었던 2017년에는 12승4패 평균자책점 2.74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달렸다. 그후 내리막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안정적인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경력 전반적으로 부상이 많지는 않았던 선수라 KBO리그 구단들의 입맛을 당기게 했다.
하지만 앤더슨은 몇몇 구단들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고심 끝에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도전을 하는 쪽을 선택했다. 아직 메이저리그 경력을 접을 때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3월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하지만 앤더슨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디트로이트에서 방출된 후 탬파베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다시 방출의 쓴맛을 봤다.
8월 28일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은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로테이션에서 다시 밀려날 위기다. 앤더슨은 시즌 4경기(선발 3경기)에서 9이닝을 던지는 데 그치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9.00에 머물고 있다. 경력 최악의 시즌이라고 했던 지난2년(2021년 14경기 2승4패 평균자책점 6.75)보다도 못한 성적이다.
구위가 떨어진 상황에서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오히려 자신의 내리막이 정점에 이르렀음만 확인한 셈이 됐다. 그나마 11일 밀워키전에서 4이닝 2실점을 기록한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27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앤더슨이 돈에 큰 미련을 가지고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이너리그 계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전적으로도 KBO리그에 오는 것보다 못한 성과를 거뒀다.
KBO리그 구단들의 리스트에서도 지워지는 양상이다. 노쇠화가 뚜렷하고, 올해 성과가 좋지 않기에 영입할 만한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올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 평균자책점도 4.50으로 그렇게 좋지 않다. 3년째 고전하고 있는 만 35세의 투수 영입에 더 관심을 기울일 만한 팀은 없어 보인다. 실제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도 앤더슨의 인기는 오프시즌에 비해 확실히 떨어져 있었다.
미국에서도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은 불가능해 보이는 가운데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마지막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KBO리그 구단과 협상 당시 상대적인 '갑'의 위치에 있었던 앤더슨으로서는 2022년이 전반적으로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