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대한민국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와 정반대 상황이 됐다. 나폴리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31·첼시)가 벌써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첼시는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크리스탈 팰리스와 원정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극적으로 승점 3을 추가했다. 1-1 상황에서 후반 45분 코너 갤러거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레이엄 포터 신임 첼시 감독도 첫 승을 따냈다.
하지만 쿨리발리에겐 썩 좋은 날이 아니었다. 이날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기 때문. 심지어 그라운드를 밟지도 못했다. 첼시는 쿨리발리 대신 벤 칠웰, 티아구 실바, 웨슬리 포파나, 리스 제임스로 구성된 포백 카드를 사용했다. 초반 선제골을 내주기는 했으나 이후 탄탄한 수비를 펼치면서 수비수 4명 모두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포터 감독의 첼시 부임 첫 경기였던, 지난 달 15일에 열린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와 경기에서도 쿨리발리는 벤치만 지켰다. 심지어 당시 첼시는 쿨리발리에게 익숙한 스리백을 사용했는데도 다른 카드를 썼다. 마크 쿠쿠렐라, 실바, 아스필리쿠에타가 스리백으로 나섰다. 쿨리발리는 포터 감독의 계획에서 완전히 배제된 모습이다.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쿨리발리는 지난 여름 나폴리를 떠나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만 해도 3500만 파운드(약 560억 원)에 달했다. 그만큼 기대를 받고 팀을 옮겼다. 하지만 자신을 데리고 왔던 토마스 투헬 전 첼시 감독이 갑작스럽게 경질됐고, 쿨리발리도 자리를 잃었다.
영국 디애슬레틱은 이날 "쿨리발리는 다음 달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첼시에서 안정적인 출전시간을 갖기를 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큰 위기라는 뜻이다. 쿨리발리의 세네갈은 네덜란드, 에콰도르, 개최국 카타르와 함께 A조에 포함됐다.
신기하게도 쿨리발리 대체자로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펄펄 날고 있다. 팀 핵심은 물론, 리그 최고 수비수로 평가받는 중이다. 실제로 이탈리아 세리에A 9월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 시즌 리그 7경기에 출전하며 철벽 수비를 과시하고 있다. 헤더로 2골도 넣었다. 덕분에 나폴리는 6승2무(승점 20) 무패행진을 달리며 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나폴리가 적절한 타이밍에 쿨리발리를 내보내고 김민재를 영입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