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33)이 FA(프리에이전트) 3수를 선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5일 2023년 FA 신청을 마감하는 가운데, 서건창은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관계자는 "서건창이 FA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건창이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포기한 건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내년 시즌에 FA 신청을 하게 된다면 FA 3수에 도전하는 셈이다.
서건창은 KBO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다. 2루수 골든글러브를 3차례(2012·2014·2016년) 수상했다. 2008년 LG 트윈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가 방출당한 뒤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만개한 기량을 펼쳐 보였다.
특히 2014년에는 당시 넥센 사령탑이자 현 LG 트윈스 신임 감독인 염경엽 감독의 지도 하에 KBO 리그 최초 200안타(201개)라는 새 역사를 썼다. 2014년 타율은 0.370. 염 감독과 마지막으로 보냈던 2016 시즌에는 타율 0.325, 182안타, 7홈런, 6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7의 좋은 성적을 냈다.
서건창은 지난해 7월 투수 정찬헌과 1:1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을 하면서도 전 경기(144경기)에 출장하며 베테랑답게 LG의 2루를 든든하게 지켰다.
그러나 2021 시즌 성적은 타율 0.253, 6홈런, 52타점, 78득점, OPS 0.693. 전성기 시절의 자신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었다. 설상가상, 키움에서 LG로 이적하면서 FA 등급도 B등급에서 A등급으로 상향됐다. LG로 간 뒤 연봉 순위에 변화(유강남, 채은성에 이은 팀 내 3위)가 생기면서 A등급이 된 것이다. 결국 서건창은 그해 FA 자격을 획득했지만 과감하게 포기하고 재수를 선택했다.
이어 2022 시즌에는 출장 기회가 더 줄어든 가운데, 77경기서 타율 0.224, 2홈런 18타점 39득점 OPS 0.605를 마크했다. 결국 올해에도 A등급을 받은 서건창은 FA 신청 권리를 또 포기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서건창 본인을 위해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서건창은 '은사(恩師)'라고 할 수 있는 염 감독이 LG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내년 시즌 재도약을 꿈꿀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
염 감독 역시 내년 시즌 2루수 포지션에 대해 "서건창과 김민성을 활용하겠다"면서 "김민성은 2루수와 1루수, 3루수까지 폭넓게 기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서건창이 주전 2루수를 맡는 가운데, 휴식이 필요할 경우 김민성이 내야 로테이션을 도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야구계에서는 서건창의 가장 큰 무기로 늘 '성실함'을 이야기한다. 넥센 시절에는 간절함과 절실함으로 똘똘 뭉친 야구를 펼치며 팀 공격의 첨병 역할을 도맡았다. 서건창은 현재 비시즌 휴가도 반납한 채 잠실구장에 출근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연 서건창이 내년 시즌에는 자신을 키워준 사령탑과 함께 다시 최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