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장정석 단장은 “다년계약도 생각했고 다양한 조건으로 얘기해왔다. 실무진이 에이전트와 계속 얘기하고 있다. FA가 시작하면 절차를 밟을 수도 있고, 그 전에 (비 FA 다년계약으로)끝낼 수도 있다. 선수가 (FA)시장으로 나갈 수도 있다”라고 했다.
장정석 단장은 박동원 에이전트와 8월부터 비 FA 다년계약 협상을 이어왔다. 그러나 양측이 원하는 조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황상 KIA와 박동원의 비 FA 다년계약 체결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FA 신청기간이 15일까지다. KBO는 16일 최종명단을 공시할 예정이다. 박동원과 유강남은 FA 시장에서 양의지 다음으로 인기를 끌 조짐이다. 두 사람도 그걸 아는 이상 FA를 신청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오랫동안 KIA와 협상한 박동원이 FA를 선언한다고 해서 KIA와의 결별이 확정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박동원으로선 타 구단 얘기를 들어보겠다는 공식적 시그널이며, KIA와 결별할 가능성이 크다는 상징성을 지닌다. 물론 KIA가 FA 시장에서 박동원을 붙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타 구단들이 FA 협상에서 KIA의 제시규모를 파악하면 자연스럽게 더 높은 조건을 제시할 것이다. KIA로선 이때 금액을 높이지 않으면 결별한다고 봐야 한다.사실 KIA의 박동원 짝사랑은 대단했다. 장정석 단장은 작년 가을 부임 이후 포수 보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키움 사령탑 시절 함께한 박동원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마침 박동원도 키움 고형욱 단장에게 트레이드를 요청한 상태였다. 키움은 처음엔 “불가능”을 외쳤지만, 결국 4월 24일에 빅딜을 성사했다.(4월 25일 KBO 승인)
만약 KIA가 박동원을 붙잡지 못하면 말 그대로 ‘6개월(4~10월) 렌탈’에 그치게 된다. KIA는 20홈런이 가능한, 수비력과 도루저지능력을 두루 갖춘, 매력적인 공수겸장 포수를 영입하기 위해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충암고 포수 김동헌), 현금 10억원, 내야수 김태진을 포기해야 했다. 출혈이 컸던 것을 감안하면 ‘실패한 트레이드’로 기억될 전망이다.
그래서 KIA의 플랜B가 주목된다. KIA로선 FA 시장에서 박동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면서, 플랜B도 동시에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 FA를 영입하거나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보강을 노리는 방법이 있다.KIA도 샐러리캡에 대한 부담이 있다. S급 양의지 영입에 나설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유강남은 롯데와 연결된 상태다. 최근 몇 년 간 시원치 않았던 박세혁이나 이재원을 데려와야 할까. 그렇다면 트레이드에 나설 가능성도 없다고 볼 수 없다. 장정석 단장은 이미 부임 후 5건의 트레이드를 이끌었다.
현재 트레이드 시장에서 포수를 거래할 만한 팀으로 삼성이 꼽힌다. 박진만 감독이 취임식에서 불펜 보강이 필요하다며 포수 트레이드 가능성을 언급했다. KIA는 마침 젊은 불펜 투수들이 잘 자라고 있다. 박동원의 잔류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점점 떨어지는 상황서 플랜B 가동이 눈 앞에 다가왔다.
장정석 단장은 이번주에 최준영 대표이사와의 미팅을 통해 FA 시장에서의 최종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플랜B~C까지 확립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물론 모기업의 재가를 통해 샐러리캡을 오버, 50% 제재금도 감수하겠다는 스탠스를 정한다면 상황은 또 달라질 수도 있다. KIA가 복잡한 상황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