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베테랑다운 모습 기대하는 롯데... 차우찬, 재기에 성공할까
'통산 112승 투수' 차우찬에게 손을 내민 팀이 나타났다. 롯데 자이언츠가 베테랑 좌완투수를 품었다.
롯데는 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서 "좌완투수 차우찬을 영입했다"고 알렸다. 세부 계약 조건은 연봉 5000만 원으로, 옵션은 별도다. 이번 계약에 포함된 '옵션'과 관련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롯데는 신정락(10월 17일), 김상수와 윤명준(이상 11월 2일)을 영입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타 팀에서 방출된 투수를 영입했다.
차우찬의 KBO리그(1군) 통산 성적은 457경기 1668⅔이닝 112승 79패 3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1로 리그 최고의 좌완투수 중 한 명으로 손꼽혔다. 부상, 부진에 시달리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차우찬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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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부터 올해까지 LG서 뛴 좌완투수 차우찬 |
ⓒ LG 트윈스 |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였던 차우찬
2006년 2차 1라운드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차우찬은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2010년을 시작으로 자신의 입지를 넓혀나갔다. 팀의 '왕조 시절'을 경험했던 선수였고, 2015년에는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승수(13승)를 올리기도 했다.
선발, 불펜 모두 소화할 수 있으며 준수한 성적까지 남긴 차우찬은 2016시즌 종료 후 LG의 부름을 받았다. 4년 총액 95억 원의 '대형 계약'이 성사됐다. 당시만 해도 국내 선발 자원이 필요했던 LG로선 충분히 시도할 만한 투자였다.
2017~2019년 3년 연속으로 10승 투수가 되면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 차우찬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2020년 7월이었다. 어깨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돼 한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기나긴 재활의 시간 끝에 지난해 5월 퓨처스리그 등판으로 복귀를 알렸고, 도쿄올림픽 엔트리에도 승선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통해서 상태가 더 나빠진 차우찬은 그해 9월 어깨 수술을 받고 공을 내려놔야 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두 차례(9월 10일 두산 베어스전, 9월 25일 KIA 타이거즈전) 등판해 시동을 거는 듯했지만 더 이상의 기회는 없었다. 1군에서는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LG는 지난 달 8일 선수단 정리 작업을 통해서 3명의 선수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전했다. 내야수 이상호, 김호은과 차우찬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 그 이후 3주가 넘는 시간이 흘렀고, 롯데의 제안을 받은 차우찬은 한숨을 돌렸다.
베테랑의 역할을 기대하는 롯데
부상, 재활 경력에 올핸 실전 등판 경험도 많지 않은 투수다. 그럼에도 롯데 구단은 차우찬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고, 오히려 '베테랑'으로서의 가치를 보여주면서 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생각한다.
롯데는 "구단은 차우찬이 2021시즌 중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재활에 매진한 만큼 오랜 선수 생활의 경험을 살린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번 영입의 배경을 설명했다.
FA 보상선수로 떠난 김유영(LG 트윈스), FA 시장에 나와있는 강윤구 등 팀의 좌완 불펜 사정을 고려했을 때 차우찬이 많은 이닝을 소화할 필요는 없다. 중간에서 1~2이닝 정도만 소화해도 충분하다.
롯데는 "(차우찬이) 베테랑으로서 어린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며 귀감이 되어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좌완투수 김진욱을 비롯해 팀 내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전성기가 지났고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차우찬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롯데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워야 하는 차우찬이 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