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12년 만에 월드컵 원정 16강 쾌거를 이룬 가운데, 한국의 축구 환경 전반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태극전사들은 잇달아 이웃 국가 일본을 평가하며 한국 축구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는 14일 소속팀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 합류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떠나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감히 한마디 하자면 한국 선수에게 유럽 팀에서 제안이 온다면 (구단이) 좋게 잘 보내줬으면 한다”며 “솔직히 일본이 많이 부럽다. 이제는 일본과 비교가 안 된다”고 소신 발언했다.
그는 한국 선수의 유럽 진출이 어려운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구단과 풀어야 할 게 많다. (K리그가 요구하는) 이적료도 비싸다”며 “(이런 측면에서) 일본이 부럽다. 일본에는 유럽 선수들이 많아 경쟁력이 있다. 사실 비교할 거리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유럽파는 8명뿐이었지만 일본은 19명이었다. 김민재는 “한국 선수들은 투지·투혼 등의 수식어로 회자되지만 유럽 선수들이 더 많이 뛰고 투지 있다”며 해외에서의 경험을 높이 샀다.
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도 앞서 일본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과 같은 성적을 냈다고 해서 (한국이) 일본만큼의 환경을 갖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든다”며 “일본 선수들은 현재 좋은 환경에서 해나가고 있다. 유럽 어느 리그를 가도 (일본 선수가) 많이 포진해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축구가 아등바등 노력해서 16강에 가는 기적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본이나 더 좋은 팀들처럼 좋은 모습을 꾸준히 월드컵에서 보여주려면 많은 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은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모두 16강에 올랐지만, 일본은 최종 9위, 한국은 16위였다. 2050년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내건 일본축구협회는 자국 선수들의 유럽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비록 이번 대회 목표였던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독일과 스페인 등 유럽의 강호들을 잇달아 꺾으면서 질적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