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미쓰비시컵에서 한국인 감독이 지략대결을 펼친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 대표팀은 27일 밤 9시30분(한국시각) 베트남 하노이 미딘 스타디움에서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리컵 B조 조별예선 3라운드를 치른다.
베트남은 1차전에서 라오스를 6-0으로 격파하며 조 2위에 올라있다. 말레이시아는 1차전 미얀마에 1-0, 2차전에선 라오스에게 5-0 대승을 거둬 승점 6점으로 조 1위에 올라있다. 이번 대회에선 조 1위와 2위가 준결승에 올라가는 만큼 두 한국인 감독이 준결승에 올라갈 지를 두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감독은 한국 축구에 획을 그은 바 있다. 박 감독은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4강 신화를 도왔다. 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출신으로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 영입을 주도했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을 떠나고 김 감독은 동남아 무대에 발을 디딘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박 감독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5년 동안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 등 공을 세웠다. 같은해 겨울에는 스즈키컵(현 미쓰비시컵)에서 베트남에 10년 만의 우승을 안겼다. 월드컵 지역예선에선 최종예선까지 오르는 등 베트남은 동남아 축구 강호로 자리잡았다.
김 감독은 지난 1월 말레이시아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지난 6월에는 말레이시아의 아시안컵 진출을 이끌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2007년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 이후 16년 만에 진출이다. 이어 미쓰비시컵에 돌입하자 미얀마를 1-0으로 꺾더니 라오스에게 5-0 대승을 거두면서 순항하고 있다. 김 감독은 맞대결을 앞두고 "하노이에서도 공격적으로 임할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미쓰비시컵은 동남아의 월드컵이란 별칭이 있으며 지역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올해부터 미쓰비시컵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5개팀씩 2개조로 나뉜다. A조에는 태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브루나이가 속했다. B조에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얀마, 라오스가 배정됐다. 조별예선 1·2위팀이 토너먼트에 올라 우승팀을 가린다.
A조엔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캄보디아와 브루나이를 차례로 격파하며 태국에 이어 조 2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