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과 마지막 동행에 나선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에서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를 제압했다.
베트남은 27일 오후 홈인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미쓰비시컵 B조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3-0으로 꺾었다.
앞서 라오스를 6-0으로 대파한 데 이어 연승을 거둔 베트남(승점 6·골 득실 +9)은 말레이시아(2승 1패·승점 6·골 득실 +3)에 골 득실에서 앞서 B조 1위로 올라섰다.
이 대회는 '동남아시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지역 최고 권위의 격년제 대회다.
스즈키컵으로 불리다가 올해부터 일본 기업 미쓰비시전기의 후원을 받아 명칭이 바뀌었다.
직전 대회 준결승에서 탈락한 박 감독의 베트남은 명실상부한 이번 대회의 '우승 후보'다.
출전하는 10팀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베트남(96위)이 가장 높다.아울러 이 대회는 박 감독의 '고별 무대'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과 5년간 동행을 마무리한다. 베트남축구협회와 박 감독은 내년 1월 만료하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반면 김판곤 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에게 감독직을 맡긴 말레이시아는 대회 세 번째 경기에서 첫 패배를 당해 조 2위로 처졌다.
4강 토너먼트에 오르려면 B조 5개 팀 가운데 최소 2위를 차지해야 한다.
말레이시아로서는 다음 달 3일 B조에서 2승을 올린 싱가포르와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에서 승리가 중요해졌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는 전반 각각 슈팅 수 7-8, 점유율 53%-47%를 기록하며 한 치의 양보 없는 접전을 펼쳤다.
그렇지만 선제골은 베트남의 몫이었다.
전반 28분 응우옌 티엔 린의 타점 높은 헤딩으로 베트남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오른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수비와 경합을 이겨낸 티엔 린이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베트남도 계속 웃지는 못했다.전반 32분 응우옌 반 토안이 전방 압박 중 공을 돌리던 도미닉 탄과 강하게 부딪치면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로써 경고가 누적된 반 토안이 퇴장당하며 베트남은 전반부터 수적 열세에 처하게 됐다.
그런데 후반에도 먼저 상대 골문을 연 쪽은 베트남이었다.
후반 14분 페널티박스 내 골라인 근처에서 말레이시아의 아잠 아즈미가 속도를 붙인 상대 공격수와 경합 끝에 넘어졌고, 이후 거칠게 대응하다가 바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퀘 응옥 하이가 후반 19분 골망을 흔들며 베트남이 2-0으로 앞서갔다.
베트남은 내친김에 세 번째 골까지 터뜨렸다.
후반 35분 교체 투입된 응우옌 꽝하이가 3분 만에 역습 상황에서 절묘한 침투 패스를 넣어줬고, 이를 받은 응우옌 호앙 득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