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의 박정은(46) 감독에게 용인 삼성생명과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치른 14일은 유독 감회가 새로운 날이 됐다.
BNK는 14일 경기도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PO(3전 2승제) 2차전 삼성생명과 원정 경기에서 81-70으로 이겼다.
1차전에 이어 연승을 거둔 박 감독은 팀을 챔프전으로 이끈 첫 여성 사령탑으로 여자프로농구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1997년 출범한 여자 프로농구에서 여성 감독은 유영주, 조혜진, 이옥자, 박정은 4명으로 박 감독을 빼면 챔프전은커녕 PO에 진출한 사례도 없다.
지도자로서 새 역사를 쓴 용인체육관은 사실 박 감독에게 친숙한 곳이다.
지금은 BNK의 사령탑이지만, 박 감독은 선수 시절 삼성생명의 '전설'이었다.
현역 시절 번호인 11번이 삼성생명에서 영구 결번으로 지정됐을 정도다.
2013년 11월 11일 박 감독은 이 경기장에서 공식 은퇴식도 치렀다.
1994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생명에서만 뛴 박 감독은 이번 PO에서 '친정팀'을 떨어뜨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았다.
박 감독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여기서 은퇴도 했다. 이렇게 영구 결번으로 내 번호가 붙어 있는 체육관에서 지도자로서 길을 걸어간 게 정말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나 상대가 삼성생명이어서 더 그렇다. 삼성생명 선수들이 정말 오늘도 잘 싸워줬다"며 "이번 시즌 좋은 경쟁 상대였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드는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선배로서 삼성생명 선수들에게도 고생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앞으로도 좋은 경쟁자로 서로 잘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승리는 박 감독뿐 아니라 BNK에게도 '역사의 한 장'으로 남게 됐다.
2019년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프전 진출을 이룬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박 감독 지휘 아래 처음으로 PO에 올랐지만 2전 전패로 탈락한 터라, 챔프전 진출의 감격이 더 크게 다가온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처음 뛰는 챔피언결정전이다. 차분하지만 달리는 농구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는 계속 발전해야 하는 팀이다. 도전자의 입장이라 선수들이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쳐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역사를 쓴 BNK는 '최강' 아산 우리은행을 만난다.
올 시즌 정규리그 1위(25승 5패)로 통산 14번째 우승을 차지하고 PO에 오른 우리은행은 1, 2차전에서 연달아 인천 신한은행을 제압했다.
5년 만이자 통산 10번째 통합 우승을 노리는 우리은행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BNK를 5승 1패로 압도했다.
박 감독은 "상대는 너무 노련한 선수들이라 지공을 해서는 수 싸움에서 따라갈 수가 없다"며 "(우리은행의) 언니들보다는 젊으니 패기로 맞서야 할 것 같다. 정규시즌과는 또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우리은행을 상대할 준비를 끝내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우리는 한 경기 한 경기만 생각했다. 선수들이 경험이 더 필요하고 더 부딪혀봐야 한다"며 "다음을 생각하기보다는 오늘 경기에 더 많은 중점을 뒀다"고 했다.
챔프전 1차전은 19일 오후 2시 25분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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