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와 동급 최고액 대우, 우승청부사가 움직였다... 페퍼, '현질'로 꼴찌 탈출 사활

267 0 0 2023-04-18 06:01: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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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이후 두 시즌 연속 처참한 꼴찌에 그쳤던 페퍼저축은행이 ‘현질’을 시작했다. 꼴찌 탈출이라는 목표에 사활을 걸었다.

페퍼저축은행은 17일, FA 자격을 얻은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30)와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페퍼는 박정아와 3년 보수 총액 23억2500만 원 규모다.

연간 총 보수는 7억7500만 원(연봉 4억7500만 원, 옵션 3억 원)이다. 흥국생명과 FA 잔류 계약을 맺은 ‘여제’ 김연경과 같은 금액이다. 박정아도 김연경과 같이 V리그 여자부 최고 대우를 받았다. 이로써 박정아는 지난 2016-2017시즌 IBK기업은행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뒤 첫 FA 자격을 얻었고 이후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한 바 있다. 그리고 도로공사에서 기적 같은 우승을 차지한 뒤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박정아는 V리그 최고의 토종 아웃사이드 히터다. 수비력에 아쉬움이 있지만 공격력 하나만큼은 자타공인이다. 2022-2023시즌에도 도로공사의 주포로 활약했다. 득점 리그 8위(526득점), 공격종합 9위(35.59%)를 기록했다. 외국인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득세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정아는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운명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0승2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상황에서 24득점으로 팀 내 최고득점으로 분전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박정아의 분전은 한국도로공사가 ‘0%의 기적’을 시작하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4차전 20득점, 5차전 23득점으로 대역전 우승에서 확실한 역할을 했다. 

이렇듯 박정아는 ‘우승 청부사’로서 커리어를 쌓아 왔다. 벌써 5개의 우승 반지를 꼈다. 도로공사에서는 이적 직후인 2017-2018시즌에 우승을 했고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박정아의 프로 커리어에서 사실 이룰 것은 모두 다 이뤘다.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이번 FA였다. 

그리고 박정아는 다시 한 번 이적과 도전을 택했다.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문 페퍼저축은행이 내민 간절한 손을 잡았다.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에게 ‘배구여제’ 김연경과 같은 최고액 대우를 하면서 박정아를 품었다. 그만큼 페퍼저축은행에 확실한 주포는 간절했다. 

2021-2022시즌부터 V리그에 참가한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첫 해 3승28패, 2022-2023시즌에도 5승31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최하위는 당연했고 홀로 또 다른 지하세계에서만 머물렀다. 구단의 발전은 커녕 프로구단으로서 존폐 기로에 놓일 수도 있었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세터 이고은과 주포 박정아의 조화로 이제 페퍼저축은행은 확실한 구색은 갖췄다. 여기에 KGC인삼공사에서 아웃사이드히터로서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준 채선아도 박정아와 함께 영입하며 선수층을 두텁게 했다. 리베로도 가능할 정도로 수비력을 갖춘 채선아까지 합류한 것은 페퍼저축은행이 내실있게 팀을 꾸리겠다는 의지다. 채선아와는 연간 1억(연봉 9000만원, 옵션 1000만원)에 3년, 총 3억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또한 내부 FA 선수인 이한비(27)와도 연봉과 옵션을 합쳐 3년 총 10억6000만원 (연봉 8억 원, 옵션2억6000만 원), 오지영(35)과도 3년 총 10억 원(연봉 7억 원, 옵션 3억 원)에 재계약을 완료 하면서 이번 FA 시장에서 선수 영입을 마무리했다.

아헨킴 페퍼저축은행 신임 감독은 박정아를 새로운 팀의 주축으로 확고히 했다. 아헨킴 감독은 “박정아가 우리 팀에서 매우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 생각했고, 최종적으로 팀의 일원이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오지영과 이한비 선수의 잔류도 팀의 미래를 위한 기반을 다진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채선아 선수가 합류하면서 베테랑으로서의 리더십을 더하고 팀의 볼 컨트롤 능력을 강화 시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박정아는 구단을 통해 "배구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단에서도 좋은 제안을 주셔서 매우 감사하며, AI페퍼스가 성장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과연 페퍼저축은행의 과감한 ‘현질’은 꼴찌 탈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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