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에서도, 팀을 옮겨 리버풀(잉글랜드)로 와서도 손흥민(31·토트넘)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손흥민의 위압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여전히 손흥민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토트넘과 리버풀은 1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맞대결을 펼친다. 4위까지 나설 수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노리는 5위 토트넘(승점 54)과 7위 리버풀(승점 53)의 양보 없는 혈투가 펼쳐질 전망이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클롭 감독은 손흥민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클롭 감독은 "토트넘은 최근 몇 년간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역습 능력을 보여준 팀"이라며 "우리가 공을 빼앗기면 해리 케인이 나타난다. 그 다음엔 골문 앞에 손흥민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한다"고 언급했다.
클롭 감독은 "토트넘은 그런 팀이다. 제대로 수비하는 방법은 공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들은 정말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맨유전을 봤는데 모든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후반전에 보여줬다. 토트넘이 이길 수도 있었다. 엄청난 찬스를 만드는 팀이고 그 팀이 우리가 싸워야 하는 상대"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손흥민과 케인은 EPL 역사상 최고의 공격 듀오다. 지난 2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도 케인의 패스를 받아 손흥민이 골을 넣었는데, 이는 둘이 리그에서 합작한 역대 46번째 골이었다. 서로의 도움을 받아 손흥민은 24골, 케인은 22골을 넣었다.
2015~2016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손발을 맞춘 둘의 이 기록은 첼시에서 뛰었던 디디에 드록바-프랭크 램파드의 36골을 한참 뛰어넘어 그 격차를 벌리고 있다.
다만 클롭의 발언이 이 같은 점을 두고 평가한 일반적인 발언이라고만 생각할 수는 없다. 클롭은 누구보다 상대편으로 만난 공격수 손흥민의 가치를 가장 잘 아는 감독 중 하나다. 누구보다 그에게 많은 골을 내줬기 때문이다.
도르트문트 감독 시절엔 손흥민에게 5골을 먹었다. 이 중 멀티골은 2차례나 됐다. 손흥민에게 실점한 3경기에서 도르트문트는 모두 졌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EPL로 나란히 자리를 옮겼고 손흥민은 계속해서 클롭 감독을 괴롭혔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리버풀을 상대로 4골을 넣었다.
그렇기에 클롭 감독은 지난해 11월 KBS와 인터뷰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는 손흥민과 계약하지 않은 것"이라며 "그는 뛰어난 선수다. 환상적이며 한국 축구의 상징이자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손흥민이 다시 한 번 클롭을 겨냥한다. UCL 진출권을 확보하기 위해 승점 3이 절실하다. 맨유(승점 60)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라도 손흥민의 발 끝에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