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과 자밀 워니를 과감하게 선발 제외하며 체력을 관리한 서울 SK의 묘수가 통했다.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승리, 2승2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SK는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KGC에 100-91로 이겼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2패가 된 SK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며 우승의 희망을 키웠다.
반면 이날 이기면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둘 수 있었던 KGC는 초반 리드를 잡았으나 김선형과 워니가 투입된 뒤 흐름을 뺏겨 결국 고개를 숙였다.
벼랑 끝에 몰린 전희철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김선형과 워니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깜짝 카드를 꺼냈다. 김선형과 워니의 체력을 아끼면서 수비에 중점을 두는 전략이었다.
전 감독은 "오늘 경기를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며 "변칙이 상수가 될 수도 있다. 공격이 잘 안 풀릴 수 있지만 먼저 나가는 선수들이 최대한 버텨줘야 한다"고 밝혔다.
SK는 최부경, 최성원, 오재현, 송창용, 리온 윌리엄스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약 3분30초 동안 오세근, 오마리 스펠맨, 변준형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내세운 KGC와 11-11로 대등하게 맞섰다. 그러나 KGC의 외곽포 5개가 터지고 스펠맨의 덩크슛으로 15-23까지 벌어졌다.
뺏긴 흐름을 되찾기 위해 전 감독도 아껴둔 카드를 꺼내야 했다. 1쿼터를 3분20초 남기고 벤치에 있던 김선형과 워니가 코트에 투입됐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SK는 워니와 김선형이 득점을 차곡차곡 쌓아 25-25로 1쿼터를 마쳤다. 워니는 1쿼터에서 3분20초만 뛰면서 8점을 몰아넣었다.
2쿼터 초반에도 SK가 경기를 주도했다. SK는 김선형의 3점슛이 터지고 허일영의 득점까지 더해지면서 34-27까지 달아났다.
이후 SK는 KGC에 추격을 허용, 3쿼터 중반까지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쳤다. 역전을 내주기도 했지만 곧바로 리드를 되찾았는데 '관리를 받은' 김선형과 워니가 자기 몫을 충실히 해줬기 때문이다.
2, 3쿼터에서 김선형은 13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워니는 14점 8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이들이 3차전에서 상대의 수비를 뚫지 못해 각각 10점에 그쳤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김선형은 63-62로 근소하게 앞섰을 때 굿디펜스로 문성곤의 오펜스 파울을 유도했다. 이 플레이가 경기의 승부처였다. SK는 남은 4분여 동안 매섭게 공격을 펼쳐 81-66까지 벌리며 3쿼터를 마쳤다.김선형과 워니가 공격을 이끌자 SK의 다른 공격 옵션도 통하기 시작했다. 최성원과 최부경, 허일영, 최원혁이 득점에 가세하면서 격차를 벌렸다.
SK는 4쿼터에서 수비가 순간적으로 흐트러지며 KGC에 연이어 3점슛을 허용, 88-84까지 쫓겼지만 최부경과 김선형, 워니 등이 차곡차곡 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SK로선 1승만큼 소득이 많았다. 전 감독이 바람대로 김선형과 워니의 공격이 살아났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김선형은 23점 5리바운드 10어시스트 2스틸, 워니는 28점 17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여기에 최성원(17점)과 최부경(13점), 최원혁(8점)도 득점에 가세해 '100점'을 달성했다.
전 감독은 경기 후 "변칙 선발 기용이 통했다. 1쿼터가 생각대로 잘 이뤄지면서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렸다"며 "모든 선수들이 잘 해줘서 기분이 좋다. 또 김선형과 워니가 살아난 부분이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