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김환]
이강인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마요르카는 26일 오전 2시 30분 스페인 마요르카에 위치한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익스에서 열린 2022-23시즌 스페인 라리가 36라운드에서 발렌시아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마요르카는 리그 11위로 올라섰다.
전반 초반에는 발렌시아가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발렌시아의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위기를 넘긴 마요르카는 후반전에 반격을 시도했고,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19분 왼쪽 측면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이 문전 인근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대기하던 베다트 무리키가 깔끔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마요르카의 공격 대부분을 책임진 이강인-무리키 듀오가 또다시 빛나는 순간이었다. 무리키의 선제골은 마요르카에 승점 3점을 안기는 결승골이 됐다.
이강인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어린 시절 스페인으로 건너가 생활했던 팀이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스인 메스타야를 거쳐 발렌시아에서 프로 데뷔를 했지만, 감독과 보드진의 외면을 받아 2021년 여름 자유 계약(FA) 신분이 되어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당시 발렌시아의 보드진은 팀의 논 EU(Non-EU) 쿼터를 이강인이 아닌 다른 선수로 채울 계획을 세웠고, 이강인을 매각 대상으로 분류해 철저히 외면했다. 이강인과는 악연이 있던 셈.
하지만 지금은 발렌시아가 후회하고 있을 듯하다. 이강인은 마요르카 이적 후 두 번째 시즌 들어 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것은 물론 라리가에서도 주목받는 미드필더가 됐다. 마요르카는 이강인의 활약에 힘입어 수많은 승점을 따낸 반면 발렌시아는 이번 시즌 강등권에서 허덕이며 시즌 막바지까지 강등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지 매체들도 발렌시아의 선택을 지적했다. 스페인 '마르카'는 "이강인은 발렌시아의 프로젝트를 정의하는 예시다. 이번 여름 대대적인 스쿼드 개편을 예고한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어떻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는지 봐야 한다. 이강인은 2021년 여름에 이적했고, 발렌시아는 자신들의 발에 총을 쐈다. 발렌시아는 아무런 보상 없이 반쯤 남겨진 다이아몬드를 판매했다"라며 발렌시아가 이강인을 내보낸 게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비판했다.
발렌시아가 내보낸 이강인은 자신들에게 꽂히는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이강인은 지난 맞대결에서 발렌시아를 상대로 결승골을 뽑아낸 데에 이어 이번 맞대결에서는 팀의 결승골을 도운 것을 포함해 또다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발렌시아가 강등권 경쟁을 하는 지금, 이강인이 발렌시아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다는 것은 하나의 스토리가 될 수 있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이강인이 발렌시아에 강등 위기를 선물했다"라며 이강인의 활약을 조명했다.